고려 벽화·건축 기법 연구에 중요한 자료…2026년까지 보존처리 작업
국보 '부석사 조사당 벽화' 내부는…보존처리 과정서 첫 확인
국내에 남아있는 가장 오래된 사찰 벽화인 국보 '부석사 조사당 벽화'의 내부 구조가 처음으로 확인됐다.

국립문화재연구원 문화재보존과학센터는 조사당 벽화를 보존 처리하면서 액자와 같은 형태의 목재 보호 틀을 해체하고 벽화의 내부 구조를 실제로 확인했다고 26일 밝혔다.

부석사 조사당 벽화는 의상대사(625∼702) 초상을 모신 경북 영주 부석사 조사당의 안쪽 벽면에 그려진 불교 회화로,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벽화 가운데 가장 오래된 작품으로 여겨진다.

벽화는 목재 골조 위에 흙벽을 만들어 다양한 안료로 채색했다.

불교의 수호신인 제석천(帝釋天)과 사천왕(四天王), 범천(梵天)이 6폭에 담겨있는데, 조사당이 건립된 시기(1377년)와 비슷한 시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국보 '부석사 조사당 벽화' 내부는…보존처리 과정서 첫 확인
벽화는 일제강점기에 해체해 목재 틀에 넣어 별도로 보관해왔으나 2020년 국립문화재연구원으로 옮겨 보존처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문화재보존과학센터는 그간의 조사 결과, 일제강점기 당시 보존처리 재료로 쓴 석고가 그림이 그려진 표면에 백색의 오염물을 만들고, 균열을 일으키는 등 손상의 주요한 원인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석고 보강제를 제거하고 보호 틀을 해체하면서 벽화 내부 상태를 처음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문화재보존과학센터 관계자는 "보통 벽화는 건물에 붙어 있기에 건물을 해체하지 않는 한 내부 구조를 알 수 없다.

구조를 보강하기 위해 외부 틀을 떼어내면서 내부 상태를 처음 확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국보 '부석사 조사당 벽화' 내부는…보존처리 과정서 첫 확인
벽화 내부에는 구조재와 흙벽 구조 등도 비교적 온전한 형태로 남아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내부 구조를 초기 분석한 결과, 벽면은 나무로 된 구조재를 토대로 만들었으며 국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흙을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른 벽체(壁體·벽을 이루는 구조 부분)와 비교하면 마 등 식물성 보강재를 넣어 구조를 단단하게 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문화재보존과학센터는 전했다.

고려시대 건축물이나 벽화가 많지 않은 만큼 향후 연구에 있어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

문화재보존과학센터는 조사당 벽화와 관련해 1900년대부터 최근까지의 행정 문서, 문화재 기록물, 학술자료 등을 종합적으로 담은 보고서도 펴냈다.

그간의 보존처리 과정을 정리한 '국보 부석사 조사당 벽화 보존-문헌조사 편' 보고서에서는 일제강점기 행정문서인 '조선총독부박물관 문서'에서 찾은 당시 보존처리 과정 등도 확인할 수 있다.

조사당 벽화의 보존처리 작업과 관련 연구·조사는 2026년까지 이뤄질 예정이다.

국보 '부석사 조사당 벽화' 내부는…보존처리 과정서 첫 확인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