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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리더의 시각
우현철 플레인바닐라 이사

[마켓PRO] "강달러 피크아웃 가능성…꺼진 金도 다시 보자"

고대로부터 현재까지 금은 시대와 지역을 막론하고 교환수단과 귀금속으로 널리 사용되었습니다. 시대와 지역에 따라 화폐는 다르더라도 금은 대표적인 화폐의 수단으로 여겨지며, 가장 확실한 안전자산이 되어 왔습니다. 현대에 들어서도 주식시장이나 채권시장이 흔들릴 때나, 재난이나 전쟁이 발생하면 금 가격은 한 번씩 급등을 나타냈습니다.

1차 세계대전 이후 브레튼우드 체제로 전환하면서 미국을 제외한 각국이 금본위제를 폐지하고, 1970년대 미국마저 금본위제를 폐지하게 되면서, 현재 글로벌 안전자산은 금과 미국달러가 같은 역할을 합니다. 각국 중앙은행은 미국국채나 금을 보유하여 해당국가의 통화안정성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자연스레 금은 미국달러와 대체관계를 나타냅니다. 달러가 강세를 나타내면, 금과의 교환가치가 올라가면서 달러표시 금가격은 내려갑니다. 달러 약세의 경우 반대로 달러표시 금 가격은 올라갑니다. 작년은 물가상승과 함께 달러강세가 키워드가 된 한해였습니다. 세계경제는 불안하고, 2차세계대전 이후 최대 사상자를 내고 있는 러시아-우크라이나간 전쟁이 발생하고, COVID-19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이에, 2022년 초에는 안전자산인 금과 달러가 같이 올라가는 듯 보였으나, 이내 달러 강세가 가팔라지면서 금의 달러가격은 오히려 내려갔습니다.

하지만 작년 12월 이후로는 달러강세가 약해지면서, 금 가격은 오르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런 움직임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마켓PRO] "강달러 피크아웃 가능성…꺼진 金도 다시 보자"

정점을 지났을 가능성 높은 미국 달러

미국의 금리인상 경로는 끝이 어느정도 예상되고 있고, 상대적으로 유럽과 일본 경제는 낮아진 에너지가격으로 숨통이 트이고 있습니다. 여기에 유럽중앙은행(ECB)는 계속해서 빅스텝을 가져가고 있고, 일본은행(BOJ)는 지난 12월 대규모 통화 완화 정책을 축소하면서 사실상의 금리 인상을 단행했습니다. 이는 유로화와 엔화의 강세를 유도하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달러는 약화됩니다.
[마켓PRO] "강달러 피크아웃 가능성…꺼진 金도 다시 보자"
사실 이보다 더 큰 미국내 사안은, 강달러로 인한 무역수지 적자입니다. 미국은 강달러를 통해 국내 인플레를 세계로 수출할 수 있었지만, 이는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폭을 키웠습니다. 2000년 이후 미국은 만성적인 무역수지 적자에 시달리고 있습니다만, 작년 3월 무역수지 적자폭은 $107.7B로 20년래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정치적인 부분까지 고려하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차원에서도 약달러가 미국에는 유리합니다. 바이든 정부에 들어서 반도체 규제를 통해 중국 견제가 한층 노골화되었고, 미국의 對중국 무역 비중은 최고점이었던 2017년 16.6%에 비해 현재 13.5%까지 떨어져 있는 상황입니다.

결국, 물가와 관련한 숨통이 트이는 순간, 미국 정부는 무역수지 적자를 돌리기 위한 조치로 강달러를 돌릴 방법들을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입니다. 여기에 아래 말씀드릴 24년도 금리 인하가 가시화되면 자연스레 달러 약세를 용인할 것으로 보입니다.

경기침체 우려와 실질금리 하락 기대

추가적으로 주목해야할 점은 올해 미국의 경기 침체에 대한 시각이 지배적이라는 부분입니다. 23년도 상반기까지는 금리를 인상할 수 있겠으나, 미국의 경기 침체가 예상되는 23년도 2~3분기가 지나고 나면 시장은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질 것입니다. 시장은 항상 해당 이벤트를 선반영하게 되는데, 금리하락과 인플레인이 겹칠 경우 금에 유리한 환경이 만들어집니다. 아래는 2000년도 이후 4차례 경기침체가 발행한 후의 금가격(달러기준) 추이를 나타낸 그림입니다.
[마켓PRO] "강달러 피크아웃 가능성…꺼진 金도 다시 보자"
추가로, 명목 물가상승률은 작년말 피크를 지났지만 올해 내에는 5%대가 유지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면서 전반적인 물가 상승 둔화를 이끌어냈으나, 미국의 임금 인상률과 여전히 높은 수준이며, 고용 역시 경기침체 우려가 무색하게 올라가지 않습니다. 12월 ADP에서 발표한 고용 보고서는 2022년 미국 임금 상승률을 7.3%로 발표했습니다.
정리해보면, 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에서 금리상승이 마감된다면, 실질금리가 내려가면서 달러의미래화폐가치는 떨어집니다. 즉, 달러의 교환재인 금은 상대적으로 가치가 올라갈 수 있겠습니다.

살아나고 있는 금수요와 중앙은행은 비축분 증가

금 수요의 가장 큰 이슈는 중앙은행의 금 매입 추이가 매우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는 점입니다. World Gold Council에 따르면 작년 3분기 각국 중앙은행의 금 순매수량은 399.3톤으로 1967년 이후 연간 순매수량을 상회했습니다. 23년 3분기까지의 합으로도 그간의 평년의 연간 구매량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입니다.
[마켓PRO] "강달러 피크아웃 가능성…꺼진 金도 다시 보자"
중앙은행이 달러채권 대신 금을 쟁여두는데는, 위에 말씀드린 달러약세 전망에 기인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2023년에도 이러한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경기 침체 우려는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고, 인플레이션은 정점을 지났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높은 상황이 유지되기 때문입니다.
소비용 금의 수요 역시 긍정적인 부분이 많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중국인들의 금 수요가 회복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중국은 금의 가장 큰 수요국으로써 COVID-19 시기 동안 줄었던 수요가 다시 늘어나고 있습니다. 여기에 자료에 따라서 중국의 가계 저축률이 40%까지 도달했다는 발표도 있었는데, 소비를 가장 먼저 줄이게 되는 귀금속에 대한 수요 역시 소비 회복 시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ETF와 펀드를 통한 금투자

위와 같은 수요에 대한 기대와 중앙은행의 비축 등으로, 작년 10월부터 올 1월까지 금 미국에 상장된 실물형ETF인 ‘SPDR골드트러스트(티커 GLD)’는 약 16%가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한가지 주의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위에 말씀드린 ETF 수익률은 달러수익률로, 한국투자자들의 원화로 환산한 투자수익률은 채 1%도 되지 않습니다. 같은 기간동안 원달러 환율이 그만큼 하락했기 때문입니다.

금융시장에서 금에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은 크게, 1) 미국에 상장되어 있는 금ETF, 2) 한국에 상장되어있는 금ETF/ETN, 3) 금관련 펀드, 4) KRX금시장(금전용통장)에서 1g단위로 직접 매수하는 방법등이 있습니다. (은행에서 취급하는 골드뱅크와 실물 골드바 제외)
아래는 국내 상장된 ETF 중 금에 투자할 수 있는 ETF와 공모형펀드 리스트입니다. 만약 한국에 있는 금ETF에 투자한다면 '삼성KODEX골드선물'이나 '미래에셋TIGER' 투자가 좋습니다. 해당 종목은 원달러 환헷지가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금에 투자하는 이유가 달러약세를 기대하는 것도 있는데, 위에 말씀드린대로 금에서 수익이 나더라도 달러가 약해지면서 원화 환산수익률은 환율로 인하여 마이너스가 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즉, 환율효과를 빼고 순수하게 금으로 접근)

펀드 중에 대안을 찾으신다면, 원달러 헷지된 금가격에 명확하게 연동되는 미래에셋골드펀드나 이스트스프링골드리치펀드가 좋습니다. 높은 변동성과 손실을 감내하고 탄력적인 성과를 원한다면 금채굴기업에 집중투자하는 IBK와 하이자산의 골드투자펀드가 있습니다.

작년 말의 금가격 상승이 올 해에도 계속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다만, 미국달러만 놓고 봤을 때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볼 자산으로 생각됩니다. 단기간 올라온 금가격이 좀 편안해질 때, 자산배분차원에서 접근해 볼 만하다는 말씀으로 글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