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루게릭병 신규 병리기전 밝혀…치료전략 제시 가능성"
국내 연구진이 루게릭병의 새로운 병리기전을 밝히고 실험을 통해 이 병에 걸린 실험 쥐(마우스)에서 운동신경세포의 기능 개선을 보였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뇌과학연구소 류훈 책임연구원과 보스턴대학교 의과대학 이정희 교수팀 공동 연구진이 이러한 성과를 국제 학술지 '의생명과학 학회지'(Journal of Biomedical Science)에 게재했다고 23일 밝혔다.

루게릭병의 다른 이름은 '근위축성측삭경화증'(amyotrophic lateral sclerosis, ALS)으로, 뇌와 척수에 있는 운동신경세포가 파괴되는 병이다.

운동신경세포가 손상되는 이유는 아직도 그 기전이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아 치료전략을 수립하기 매우 어렵다.

연구팀은 루게릭병 세포 모델과 마우스 모델의 척수에서 '라이신특이적 탈메틸화효소'(이하 'LSD1')의 발현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해 있음을 이번 연구에서 확인했다.

LSD1은 단백질의 라이신 잔기에 특이적인 메틸기를 제거하는 효소로, 히스톤 단백질의 탈메틸화를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에 연구진이 스퍼미딘(spermidine)을 투여해 LSD1을 억제하자 운동 뉴런의 손실이 방지되는 것이 확인됐다.

KIST "루게릭병 신규 병리기전 밝혀…치료전략 제시 가능성"
이 실험에서 루게릭병 마우스 모델에서 손상된 운동신경세포가 회복되고 마우스의 운동능력 개선과 수명 연장이 이뤄졌다.

KIST는 이런 연구 결과에 대해 "루게릭병의 치료를 위한 신규 약물 타깃이나 치료전략의 가능성을 높이는 연구 기반 구축에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에 참여한 류 책임연구원과 이 교수는 "루게릭병에서 발견한 새로운 후성유전학적 병리기전은 여러 다른 퇴행성 뇌 질환의 병리기전을 규명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뇌질환극복사업 지원과 KIST 기관 주요 사업으로 수행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