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의 안전 위협한다고 판단하지 않아"
伊 밀라노 법원, '과격시위' 기후활동가 특별감시 요청 기각
기후 위기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한 기후 활동가들의 과격 시위가 전 세계에서 잇따르는 가운데 이탈리아에서 기후 활동가에 대한 경찰의 특별 감시 요청을 법원이 기각했다.

밀라노 법원이 19일(현지시간) 환경단체 '울티마 제네라치오네'(Ultima Generazione·이탈리아어로 마지막 세대라는 뜻) 소속의 시모네 피시키아(20)에 대한 파비아 경찰의 특별 감시 요청을 기각했다고 안사(ANSA) 통신 등이 보도했다.

특별 감시는 일반적으로 조직범죄와 관련된 사건에 적용되지만 가정 폭력이나 사회적 위험이 우려되는 사건의 경우 경찰이 법원에 요청할 수 있다.

특별 감시 대상에 오른 사람은 이동 범위가 제한되고, 경찰에 주기적으로 현 위치를 보고해야 한다.

이탈리아에서 경찰이 기후 활동가에 대해 특별 감시를 요청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밀라노 법원은 피시키아가 "공공의 안전을 위협한다고 판단하지 않는다"며 "사실관계에도 논란이 있고, 특별 감시를 적용할 정도로 결정적이지 않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밀라노 인근 도시인 파비아에 거주하는 피시키아는 지난해 4월 말부터 '울티마 제네라치오네'의 과격 시위에 주도적으로 참여해 경찰이 요주의 인물로 지목해왔다.

특히 피시키아는 지난해 12월 7일 세계적인 오페라 명소인 밀라노 라스칼라 극장에 페인트를 던진 기후 활동가 중 한 명이다.

그로부터 이틀 뒤에는 이탈리아와 프랑스를 잇는 몽블랑 터널 점거 시위에도 참여했다.

기후 변화에 대한 대응을 촉구하는 환경단체들의 시위는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최근 들어선 명화를 훼손하거나 출근길 도로 점거 시위를 하는 등 점차 극단적인 양상으로 변했다.

대중의 이목을 끌어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드러내려는 목적이지만 과격한 시위 방식에 대중도 점차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영국에 본부를 둔 단체 멸종저항(Extinction Rebellion·XR)이 과격한 시위 방식을 잠정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