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KT&G에 한국인삼공사를 떼어 상장하라고 제안한 행동주의 펀드들이 이번엔 거물급 기업인들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습니다.

오는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국내 은행들과 주요 상장사 지배구조를 겨냥한 행동주의 펀드들의 공세 수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김종학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오늘(19일) 주식시장에서 KT&G는 이사회를 겨냥한 사모펀드들의 주주행동 소식에 2% 가까이 상승해 10만원 선을 다시 눈앞에 뒀습니다.

KT&G 지분을 각각 1% 이상 확보한 플래시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FCP)와 안다자산운용이 오는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기존 2명의 사외이사를 대체할 후보들을 앞세워 주주행동을 재개한 영향입니다.

사외이사 후보에는 엘지생활건강을 17년간 흑자로 이끈 차석용 부회장과 ADT캡스 이사회에서 활동한 황우진 푸르덴셜생명 대표, 루이비통 코리아 마케팅 임원 등 거물급 인사들이 명단에 올랐습니다.

행동주의 펀드들은 KT&G 100% 계열사인 한국인삼공사를 떼어 지분 가치를 높이고, 권련형 전자담배(릴)를 글로벌 브랜드로 키우려면 차 부회장 등 전문 경영인을 포함해 이사회 구성을 바꿔야 한다며 공세 수위를 높였습니다.

[이상현 / 플래시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 대표]

"저희가 지금까지 느꼈던 가장 아쉬웠던 점이 사외이사 분들이 실종된 듯하다라는 점입니다. KT&G 사외이사에 필요한 역량은 코스피 시총 기준 20위권인 큰 회사의 대표이사 멘토이자 감독관으로서 그러한 역량을 갖추고 있느냐 하는 점입니다. 따라서 글로벌 시장에서 검증된 CEO를 모셔오려 했습니다"

올 들어 20% 넘게 오른 JB금융과 신한 등 금융지주사 주가 반등도 당기순익의 50% 이상을 주주환원하도록 요구한 행동주의 펀드의 주주제안이 발단이 됐습니다.

주요 상장사 가운데 7개 금융지주사를 비롯해 SK, 에스엠, BYC, 태광산업 등 지배구조를 바꾸기 위한 행동주의 펀드의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낮은 배당과 거수기로 불리는 이사회 구조 개선을 요구하는 행동주의 펀드의 전방위적인 요구에 대항한 상장사들의 주주환원 정책 변화도 감지됩니다.

신한지주는 자본비율 13%를 초과하는 수익을 배당 확대하는 방안을 꺼내들었고, KT&G는 오는 26일로 예정된 투자설명회에서 공개적으로 기업가치 제고방안을 내놓겠다는 입장입니다.

오는 3월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한국 주식시장의 저평가 원인을 바꾸려는 행동주의 펀드와 경영권을 지키려는 이사회간 갈등이 정점에 달할 전망입니다.

한국경제TV 김종학입니다.


김종학기자 jhkim@wowtv.co.kr
이사회 압박나선 행동주의…주주환원책으로 반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