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간 '고위직 승진 쟁탈전'에 하위직·주민 피해 우려
광주시 "남구, 인사교류 협약 위반…상응하는 책임 묻겠다"
3급 승진 자리를 놓고 벌어진 광주시와 광주 남구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문영훈 광주시 행정부시장은 19일 브리핑을 하고 "남구의 인사교류 협약 위반에 따라 협약 이행을 중단하고 이에 상응하는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남구가 전날 이현 자치행정국장에 대한 3급 승진을 의결한 데 따른 것으로, 민선 7기인 2018년 이뤄진 시와 자치구 간 인사교류 협약은 사실상 폐기 수순에 들어갔다.

광주시에서 발령낸 부구청장(3급)을 시로 복귀시키지 않으면서 남구가 승진 요인을 가로챘다고 시는 판단했다.

문 부시장은 "올해 상반기 인사를 앞둔 지난해 11월 인사교류협의회를 열고 부구청장 인사교류를 논의해 광산구와 북구는 교류에 동의했지만, 남구는 동의하지 않았다"며 "시는 지속해서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했으나 남구는 자체 승진을 의결했다"고 비판했다.

문 부시장은 "명백한 인사교류 협약 위반"이라며 "인사는 특정인을 위한 것이 돼서는 안 되고 불편부당해야 한다는 것이 원칙으로, 이는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구는 지방자치법에 따른 단체장 인사권 행사라고 항변했지만, 광주 자치구의 3급 자체 승진 사례는 극히 드물다.

남구 관계자는 "2018년 시와 자치구 간 협약에 따르면 1대 1 상호교류를 대전제로 부구청장(3급) 결원이 발생한 경우 해당 자치구 자체 승진을 인정하기로 했다"고 주장했다.

광주시는 남구에 인사교류 중단 등 행·재정 페널티를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남구에서 시작된 인사 갈등에 애꿎은 하위직이나 주민에게 피해가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