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AFP통신 등에 따르면 키신저 전 장관은 이날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차총회에 화상으로 참석해 "전쟁 이전에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반대했다"며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과정들이 시작될까 두려웠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립적 우크라이나에 대한 생각은 이러한 조건에서는 더는 의미가 없다"며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이 적절한 결과(appropriate outcome)일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작년 9월 30일 나토에 신속 가입 신청서를 제출했으나, 유럽 주요국 반응은 미지근한 상황이다.
키신저 전 장관도 과거 나토 가입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지만 최근 몇 달 사이 입장이 다소 달라졌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지난해 8월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는 우크라이나가 나토의 일원으로 취급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다만 포럼에서 "러시아 자체에 맞서는 전쟁이 되지 않도록 하고, 러시아에 국제 체제에 다시 합류할 기회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이어 "거대한 핵무장 국가의 불안정을 피하는 것은 필수"라며 외교적 절차가 러시아의 역사적 지위를 재고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전쟁 도중에도 러시아와의 대화를 유지해야 한다며 "이것이 전쟁 격화를 막을 방법이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키신저 전 장관은 러시아가 작년 2월 침공 이후 점령한 영토를 우크라이나가 모두 탈환할 경우 전쟁을 끝내야 할 것이란 관점도 재확인했다.
앞서 그는 우크라이나가 개전 직전 이상의 영토를 찾으려 해선 안 되고 조속한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키신저 전 장관은 이날 미중 관계를 개선하는 데 있어 제한적이고 구체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도 언급했다.
그는 특히 양국이 대만 문제와 관련해 결전이 임박한 듯한 행동을 피하고 위협적인 언사도 줄여 대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