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의 10가지 의례에서 배우는 공존의 의미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신간 '코끼리도 장례식장에 간다'
인간은 동물보다 우월하거나 더 발달한 존재인가.
30여 년 이상 코끼리를 연구해온 행동생태학자 케이틀린 오코넬은 이런 생각에 이의를 제기한다.
그는 인간이 독특하고 유일무이한 존재라 자연을 지배한다는 이제까지의 생각은 그릇된 것이라고 단언한다.
그는 신간 '코끼리도 장례식장에 간다'(현대지성)에서 인간처럼 각종 사회적 의례를 정교하고 복잡하게 수행하는 동물의 행동을 소개한다.
책은 짝짓기를 위한 구애 의례 등 잘 알려진 행동을 포함해 인사와 선물, 애도, 여행 등 동물들이 행하는 10가지 의례를 통해 간단한 의례가 우리 삶을 어떻게 더 행복하게 만들어줄 수 있는지를 이야기한다.
기본적인 의례 중 하나는 인사다.
수컷 얼룩말들은 상처를 내지 않을 만큼만 살짝 무는 장난을 통해, 수컷 검은코뿔소는 뿔을 맞대며 인사한다.
동물은 인사를 귀찮아하지도 않는다.
아프리카까지 갈 것도 없이 당장 집에서 키우는 개만 해도 날마다 일을 마치고 귀가하는 주인을 볼 때마다 항상 뛰어와 꼬리를 흔들며 반갑게 인사한다.
동료나 가족이 죽었을 때는 애도의 의례를 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한 동물원에서는 안락사한 우두머리 암컷 코끼리 사체를 다른 코끼리들이 쉽게 찾아올 수 있도록 누구라도 볼 수 있는 곳에 내놓았다.
그러자 가장 친했던 코끼리 두 마리가 밤새 번갈아 가며 조용히 죽은 친구를 찾아왔고 올 때마다 각자 죽은 친구의 몸에 흙을 뿌려 덮여줬다.
하룻밤이 지나자 죽은 코끼리의 몸에는 최소 5㎜ 두께 흙이 쌓였다.
저자는 모잠비크에서 잡혀 북아메리카로 건너온 이들 코끼리가 야생 시절 경험했던 애도와 매장 의례를 행한 것이라고 추정했다.
계절이 바뀌면 대청소를 하는 것처럼 동물들도 봄맞이 대청소를 한다.
야행성 해변쥐는 봄에 날씨가 따뜻해지면 오래된 씨앗 껍질과 겨울에 먹었던 곤충의 딱딱한 외골격을 굴 밖으로 내놓는다.
찌르레기처럼 둥지를 재사용하는 새들은 신선한 녹색 잎을 가져다 놓으며 집을 청소한다.
신선한 잎에서 나오는 화학물질로 기생충 무리를 예방하기 위한 것이다.
가위개미는 지하에 있는 집단 거주지 입구 앞 등에 빛바랜 나뭇잎이나 곰팡이가 생긴 물건, 죽은 개미 사체 등 쓰레기를 쌓아놓는다.
책은 단순히 동물이 인간처럼 의례를 한다는 사실을 알려주는데 머물지 않는다.
책에 소개된 의례는 인간이 다른 이들과 사회 공동체와 공존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이다.
어찌 보면 사소하고 당연한 것들이지만 저자는 각박한 세상 속에서 소홀해지기 쉬운 의례들을 동물들의 행동에서 다시 되새겨보자고 말한다.
"현대사회에서 우리는 삶의 무언가를 놓치고 있거나 이미 완전히 잃어버렸다.
10가지 의례에는 이런 요소들이 숨어있다.
시대에 뒤처진 관습으로 보일지 몰라도 의례는 사실 우리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만든다.
의례는 더 원활한 소통을 가능하게 하고 서로를 잘 보살핌으로써 공동체를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열쇠다.
우리는 의례 기술을 잃어버린 지 오래다.
그 기술을 되찾으면 타인과 우리 자신 그리고 자연을 잇는 새로운 길이 보일 것이다.
"(35쪽). 이선주 옮김. 360쪽. /연합뉴스
인간은 동물보다 우월하거나 더 발달한 존재인가.
30여 년 이상 코끼리를 연구해온 행동생태학자 케이틀린 오코넬은 이런 생각에 이의를 제기한다.
그는 인간이 독특하고 유일무이한 존재라 자연을 지배한다는 이제까지의 생각은 그릇된 것이라고 단언한다.
그는 신간 '코끼리도 장례식장에 간다'(현대지성)에서 인간처럼 각종 사회적 의례를 정교하고 복잡하게 수행하는 동물의 행동을 소개한다.
책은 짝짓기를 위한 구애 의례 등 잘 알려진 행동을 포함해 인사와 선물, 애도, 여행 등 동물들이 행하는 10가지 의례를 통해 간단한 의례가 우리 삶을 어떻게 더 행복하게 만들어줄 수 있는지를 이야기한다.
기본적인 의례 중 하나는 인사다.
수컷 얼룩말들은 상처를 내지 않을 만큼만 살짝 무는 장난을 통해, 수컷 검은코뿔소는 뿔을 맞대며 인사한다.
동물은 인사를 귀찮아하지도 않는다.
아프리카까지 갈 것도 없이 당장 집에서 키우는 개만 해도 날마다 일을 마치고 귀가하는 주인을 볼 때마다 항상 뛰어와 꼬리를 흔들며 반갑게 인사한다.
동료나 가족이 죽었을 때는 애도의 의례를 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한 동물원에서는 안락사한 우두머리 암컷 코끼리 사체를 다른 코끼리들이 쉽게 찾아올 수 있도록 누구라도 볼 수 있는 곳에 내놓았다.
그러자 가장 친했던 코끼리 두 마리가 밤새 번갈아 가며 조용히 죽은 친구를 찾아왔고 올 때마다 각자 죽은 친구의 몸에 흙을 뿌려 덮여줬다.
하룻밤이 지나자 죽은 코끼리의 몸에는 최소 5㎜ 두께 흙이 쌓였다.
저자는 모잠비크에서 잡혀 북아메리카로 건너온 이들 코끼리가 야생 시절 경험했던 애도와 매장 의례를 행한 것이라고 추정했다.
계절이 바뀌면 대청소를 하는 것처럼 동물들도 봄맞이 대청소를 한다.
야행성 해변쥐는 봄에 날씨가 따뜻해지면 오래된 씨앗 껍질과 겨울에 먹었던 곤충의 딱딱한 외골격을 굴 밖으로 내놓는다.
찌르레기처럼 둥지를 재사용하는 새들은 신선한 녹색 잎을 가져다 놓으며 집을 청소한다.
신선한 잎에서 나오는 화학물질로 기생충 무리를 예방하기 위한 것이다.
가위개미는 지하에 있는 집단 거주지 입구 앞 등에 빛바랜 나뭇잎이나 곰팡이가 생긴 물건, 죽은 개미 사체 등 쓰레기를 쌓아놓는다.
책은 단순히 동물이 인간처럼 의례를 한다는 사실을 알려주는데 머물지 않는다.
책에 소개된 의례는 인간이 다른 이들과 사회 공동체와 공존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이다.
어찌 보면 사소하고 당연한 것들이지만 저자는 각박한 세상 속에서 소홀해지기 쉬운 의례들을 동물들의 행동에서 다시 되새겨보자고 말한다.
"현대사회에서 우리는 삶의 무언가를 놓치고 있거나 이미 완전히 잃어버렸다.
10가지 의례에는 이런 요소들이 숨어있다.
시대에 뒤처진 관습으로 보일지 몰라도 의례는 사실 우리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만든다.
의례는 더 원활한 소통을 가능하게 하고 서로를 잘 보살핌으로써 공동체를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열쇠다.
우리는 의례 기술을 잃어버린 지 오래다.
그 기술을 되찾으면 타인과 우리 자신 그리고 자연을 잇는 새로운 길이 보일 것이다.
"(35쪽). 이선주 옮김. 360쪽.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