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정보기관 기밀자료, 해커포럼에 매물로…당국 조사중
대만 정보기관의 기밀자료가 유출돼 해외 해커 포럼에 매물로 나온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17일 자유시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나이스데이009(niceday009)'라는 아이디를 쓰는 신원미상의 인물이 지난 11일 해외 사이버범죄 포럼인 '브리치 포럼'(Breach Forums)에 대만 정보요원의 기밀자료를 판매한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10GB(기가바이트) 용량의 해당 자료를 15만 달러(약 1억8천만 원)에 팔겠다면서 만약 더 많은 돈을 낸다면 더 많은 것을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팔겠다는 정보에는 '공작 대상'의 기본자료, 정치적 성향, 개인적 특징과 약점, 가정 배경, 경제적 상황 등 세부 현황, 임무 및 추진 계획의견 등까지 상세하게 나열되어 있다.

다만 이런 자료의 사실 여부를 판별하기 쉽지 않아 대만 관계기관이 대만의 정보자료로 인정하지 않았다고 자유시보가 전했다.

한 관계자는 정보 부서의 협력 대상과 정보원, 업무 기록 등은 국가 이익과 관련자의 안위와도 관련이 있어 모두 기밀에 속한다면서 정보의 외부 유출을 막기 위한 정보보안 시스템을 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랴오훙샹 국방대학 석좌교수는 이번에 유출된 자료를 살펴보면 대만 계엄 시기에 정부 기관 및 학교 등에서 기밀 방첩 업무를 담당하던 '인사실 제2판공실'의 자료와 유사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출된 자료가 형식화된 표에 기재되어 있어 당국이 출저를 조사하는 것이 어렵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유출된 데이터와 안전한 데이터를 구분하고 근본적 원인을 찾아 보완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풀이했다.

랴오 석좌교수는 2년 전 행정원 정보안전처가 대만 공공부서에 대한 해외 인터넷의 공격 횟수가 매달 평균 3천만 회에 달하고 중간 차단 성공률이 99.99%라고 밝혔다며 이는 매달 300회 정도는 해킹이 성공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킹의 심각성은 단순한 양적 계산으로 추정하는 것이 아닌 해커의 침입 수단과 절취한 자료의 민감성 등에서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국가안보 관련 범죄 등 중대 범죄를 수사하는 대만 법무부 산하 조사국은 전날 현재 조사 중이라면서 자세한 사항을 밝히기는 곤란하다고 전했다.

대만군 측은 "답변할 것이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자유시보는 대만 국영항공사인 중화항공이 해킹 공격을 받아 유출된 차기 대권주자인 라이칭더 부총통과 장중머우 TSMC 창업자 등 정·재계 인사의 개인 정보가 지난 4일과 11일에 브리치 포럼에 공개됐다고 전했다.

대만 정보기관 기밀자료, 해커포럼에 매물로…당국 조사중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