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가미 데쓰야가. 사진=AP·연합뉴스
야마가미 데쓰야가. 사진=AP·연합뉴스
작년 7월 아베 신조 전 총리를 총으로 쏴 살해한 야마가미 데쓰야가 사건이 일어난 지 약 6개월 만에 살인죄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13일 교도통신과 NHK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나라지방검찰청은 야마가미를 살인죄와 '총포 도검류 소지 등 단속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나라지검은 야마가미가 살인죄로 기소되면 법정에서 형사책임능력 인정 여부가 초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작년 7월부터 반년가량 그의 정신상태를 살펴왔다. 나라지검은 정신감정 결과 형사책임능력이 있다고 결론을 내려 이날 기소했다.

야마가미는 작년 7월 8일 나라현 나라시에서 참의원 선거 직전에 가두 유세를 하던 아베 전 총리에게 사제 총격을 가해 살해했다. 아베 전 총리는 피격 직후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숨졌다.

그는 그간 조사에서 어머니가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신자가 된 뒤 1억엔(약 9억6000만원) 넘게 헌금하면서 가정이 파산하자 원한을 품고 통일교 지도자를 살해하려 했ㅈ만, 통일교 지도자에 대한 접근이 어려워지자 통일교와 관계가 있다고 생각한 아베 전 총리를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향후 시민이 참여하는 '재판원 재판'(일본의 배심원 재판)을 받게 되며 재판 과정에서 사건 경위와 동기가 상세히 밝혀질지 주목된다.

그는 구치소에서 여동생을 접견했을 때 "장래 사회복귀가 가능해지면 대학에 가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어머니가 통일교에 거액을 헌금하면서 가정이 파산 선고를 받는 등 형편이 어려워져 대학에 가지 못했다.

친척들로부터 영어 자격 교재와 영어 사전 등을 받았다는 그는 현재 구치소에서 영어 공부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들은 구치소에 있는 야마가미에게 '복역 후 사용해 달라'며 작년 10월 현재 100만 엔(약 960만 원)이 넘는 돈을 보내왔으며 일본 전국에서 옷이나 과자 등도 대량 차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야마가미의 친척들은 통일교에 헌금 환불을 요구하고 있지만, 어머니는 "통일교에 미안하다. 돈을 돌려받고 싶지 않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