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사망자 3배로 증가…고등학교 '중국 수학여행' 면제 요청
홍콩도 코로나19 급증에 의료 압박…"응급실 15시간 대기"
홍콩이 중국과 전면 왕래 재개를 앞두고 코로나19 환자 급증으로 의료 체계가 압박을 받고 있다.

4일 홍콩프리프레스(HKFP)에 따르면 지난 한 달 동안 홍콩의 코로나19 감염자와 사망자는 3배로 뛰었다.

HKFP가 지난달 홍콩 보건 당국 자료를 근거로 7일씩 평균 수치를 집계한 결과 지난달 1일 코로나19 관련 사망자 수는 16.4명이었으나 31일에는 56.4명으로 증가했다.

지난달 코로나19 감염자 수를 같은 방식으로 집계한 결과 하루 감염자 수는 1일 8천582명에서 31일 2만3천154명으로 늘었다.

또 코로나19 관련 입원 환자 수는 1일 340.7명에서 31일 648.6명으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지난해 1~3월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하루 신규 환자가 5만명까지 치솟으며 대혼란을 겪었던 홍콩은 지난달 중순 다시 감염자가 2만명을 넘어서며 병원에 긴 대기 줄이 늘어서고 있다.

홍콩은 사립병원, 개인병원과 공공병원의 진료비 차이가 엄청난 까닭에 평소에도 공공병원에서 진료를 받으려면 오래 기다려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면서 공공병원 응급실 대기 시간이 최대 15시간까지 늘어났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전했다.

또 새해 연휴 기간 사립병원과 개인병원의 휴무로 환자 예약이 밀리면서 일부 개인 병원에서는 진료를 받기 위해 4∼7일을 대기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이에 많은 이들이 공공병원 응급실로 몰리면서 코로나19 중증 환자가 아닌 다른 환자는 평균 8시간 이상 대기해야 한다.

전날 홍콩 병원 당국인 의원관리국은 "지난주 공공병원 응급실 하루 환자가 4천명을 넘어섰고 입원 환자는 매일 1천100명까지 늘어났다"며 "중환자실 입원율은 120∼130%에 도달해 한계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많은 환자가 코로나19 중증이나 다른 질병을 보이는 노인층"이라며 "비응급 서비스를 20∼30% 줄일 것이며 이달 말까지 상황 해결을 위한 방법을 모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개인 병원에서 피부 염증 치료에 실패해 공공병원 응급실을 찾았다는 연모씨는 SCMP에 "감염 부위가 가렵고 고통스럽다"며 "간호사는 대기 시간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다고 해 새벽에 집에 갔다가 11시간 만에 다시 왔다.

휴대폰 배터리가 닳을 때까지 계속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 당국의 코로나19 핫라인 연결도 어렵다.

캣 마 씨는 지난달 30일 가족이 모두 코로나19에 확진돼 도움을 구하고자 정부의 코로나19 핫라인에 사흘 연속 여러 차례 전화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결국 포기하고 친척들에게 약을 구해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홍콩 중고등학교들은 교육부에 중국으로의 수학여행을 취소 또는 축소해 달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해 홍콩 교육부는 고등학교 2학년 필수 과목인 '공민사회발전'과 관련해 중국으로의 수학여행을 의무화했다.

그간은 중국과의 왕래가 막혀 수학여행을 할 수 없었으나 이달 국경 개방이 예고되면서 홍콩 교육부는 지난주 중국으로의 수학여행에 대한 지침을 일선 학교에 하달했다.

그러나 일선 학교들은 중국의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수학여행을 전면 면제하거나 기간을 축소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SCMP는 전했다.

인구 약 730만명인 홍콩의 코로나19 누적 감염자는 268만여명, 사망자는 1만2천여명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