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올릭스, 中 한소제약 추가 옵션 권리 행사 의미는
올릭스가 지난해 중국 한소제약과 맺은 기술수출 계약의 옵션 행사에 합의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옵션 행사는 한소제약이 올릭스의 플랫폼기술 갈낙-비대칭형 올리고핵산(GalNAc-asiRNA)의 성공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양사가 계약서 작성을 완료할 경우 이르면 1분기 중 추가 계약금 수령이 전망된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릭스는 지난 2일 한소제약과 추가 옵션 권리를 조기 행사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양사가 맺은 기술수출 계약의 연장선상이다.

올릭스와 한소제약은 선급금 약 77억원(650만 달러)을 포함, 총 마일스톤 약 5300억원(4억5100만 달러) 규모의 기술수출 체결한 바 있다. 올릭스의 GalNAc-asiRNA 플랫폼 기술을 기반으로 ‘심혈관 및 대사성 질환 등의 치료제’에 대한 신규 유전자 타깃 발굴이다.

해당 계약은 총 네 개 물질 개발에 대한 딜이다. 이미 수령한 선급금 77억원은 물질 두 개 개발에 대한 금액이다. 나머지 두 개는 옵션 계약 조건이다. 한소제약이 추가 타깃 물질 개발을 원할 경우 올릭스가 개발에 착수해야 하는 의무가 발생하는 것이다.

중국 4위 제약사 한소제약은 최근 새로운 모달리티(Modality, 약물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플랫폼 기술) 진출에 관심이 많은 상태다. 항체-약물 접합체(ADC), 이중항체 등 다양한 플랫폼기술에 투자하고 있다. RNA 플랫폼기술에서는 한국의 올릭스와 영국 사일런스 테라퓨틱스(Silence Therapeutics)를 선택했다.

당초 한소제약은 계약금을 이미 지급한 두 개의 물질 개발이 완료되고, 자체 검증을 마친 이후 옵션 행사를 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양사가 매달 미팅을 통해 데이터를 공유한 결과, 올릭스 기술의 성공 가능성에 확신을 갖게 되면서 개발이 완료되기도 전에 옵션 조기 행사에 이르게 됐다.

이번 한소제약의 옵션 행사와 관련해 최종적으로 계약서 작성이 완료될 경우 올릭스는 총 마일스톤 5300억원 중에서 일부 금액을 추가로 받게 된다. 이동기 올릭스 대표는 “한소제약과 합의를 했고, 옵션 행사 계약금은 1분기 안에는 들어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옵션 행사에 대한 추가 계약금은 지난해 기술수출 계약 당시 받은 선급금 77억원과 비슷하거나 조금 적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별개로 기존에 개발 중인 물질이 완성되면 마일스톤 수령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이 대표는 “원래 처음부터 개발하고 있던 물질이 완성 직전 단계다. 상반기 내에 한소제약에 넘겨줄 것으로 예상한다”며 “한소제약이 넘겨받은 물질의 개발에 착수하면 마일스톤을 또 받을 것”이라고 했다.

한소제약이 주목한 올릭스의 플랫폼기술은 GalNAc-asiRNA이다. siRNA는 암, 감염성 질환과 관련된 유전자를 제어할 수 있다는 점에서 3세대 신약 기술로 꼽힌다. 다만 혼자서 타깃으로 갈 수 없기 때문에 약물전달체의 도움이 필수다.

2000년대 초반 siRNA를 세포 내 전달하기 위해 개발된 기술은 지질나노입자(LNP)다. 세계 최초 RNA 치료제 파티시란은 LNP를 사용하며, 이후 진보한 기술이 2010년대 나온 GalNAc이다. GalNAc은 siRNA를 간세포로 전달할 수 있는 약물전달체다.

올릭스는 2021년 3월 미국 AM케미컬로부터 GalNAc의 특허권에 대한 세계 권리를 도입했다. 지난해 맺은 한소제약과의 기술수출은 GalNAc 도입 1년 반 만에 나온 성과다. 이 대표는 “한소가 예정보다 이른 시기에 추가 옵션 권리 행사를 합의했다”며 “이는 올릭스의 GalNAc-asiRNA 신약 개발 플랫폼 기술의 우수성이 입증됨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