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약금 소송 대비 이유로 2013년 마지막 대회 후 청산 안 해
'F1대회 열리지 않는데…'10년째 가동 중인 조직위원회
전남 영암 F1 국제자동차경주대회(F1 대회)가 개최되지 않은 지 10년이 됐는데도 현재까지 조직위원회가 청산되지 않고 있어 그 배경이 주목받고 있다.

4일 전남도에 따르면 도는 박준영 지사 당시인 2009년 F1 대회를 개최하고자 재단법인 형식의 50여명 규모의 조직위원회를 발족했다.

국비와 도비 등으로 출연금을 마련한 조직위원회는 F1 대회 주관사인 포뮬러원 매니지먼트(FOM)와 협상을 거쳐 2010년부터 2013년까지 매년 F1 대회를 유치했다.

그러나 대회 개최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조직위원회가 적자에 허덕이면서 F1 대회에 대한 여론이 악화했다.

이에 이낙연 지사가 들어서면서 조직위원회는 FOM과 협상을 거쳐 2014년엔 대회를 개최하지 않았다.

그러나 2015년과 2016년은 FOM과 협상 없이 조직위원회 일방적으로 대회를 열지 않았다.

조직위원회는 당초 FOM과 협약에 따라 2016년까지 대회를 열기로 했었다.

이와 관련, 조직위원회는 대회를 일방적으로 취소할 경우 FOM에 위약금(1년 미개최할 경우 2년 치 개최권료 지급)을 물어주게 돼 있었다.

이에 따라 조직위원회는 FOM과 2014년부터 2016년까지 5차례에 걸쳐 위약금 협상을 했으나 접점을 찾지 못했다.

당시 1년 치 개최권료가 약 1천400만달러(한화 180억원)로 추산됐었다.

이후 조직위원회와 FOM 간 위약금 협상 테이블은 마련되지 못하고 있고, 조직위원회는 2명의 인원으로 현재 조직을 가동하고 있다.

조직위원회는 FOM 본사가 있는 영국법 등을 검토한 결과, 채권소멸 기간이 6년이어서 위약금 소송에 대비하기 위해 위원회를 청산하지 못하고 있다.

조직위 관계자는 "채권소멸시효 기산점에 대한 해석이 달라 조직위를 가동하고 있다"며 "올해 안에 조직위를 청산하는 방안을 지사에게 보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조직위가 보유하는 예비비 170억원 가량은 시중은행에 분산 예치해 이자 수입을 내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