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반정부 시위 연루 프랑스·벨기에인 기소…"간첩 혐의"
이란 사법부가 석 달 넘게 이어지고 있는 반정부 시위에 연루된 외국인 3명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3일(현지시간) 사법부가 운영하는 미잔 통신에 따르면 마수드 세타예시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프랑스인 2명과 벨기에인 1명을 간첩·사회 불안 조장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고 말했다.

세타예시 대변인은 "이들은 최근 반정부 폭동에 연루된 외국인이며, 각각 다른 장소에서 체포됐고 적용된 혐의도 다르다"고 설명했다.

사법부는 기소된 프랑스인 2명이 시위와 관련된 스파이 활동을 했다고 주장했다.

벨기에인은 지난해 11월 반정부 시위를 조장한 혐의로 체포됐다고 세타예시 대변인은 덧붙였다.

앞서 사법부는 반정부 시위와 관련해 외국인 40여명을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체포된 외국인들의 국적은 미국·영국·프랑스·오스트리아·러시아·아프가니스탄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당국은 미국 등 서방 세력이 이란 사회를 불안하게 만들기 위해 시위를 조직·조장한다고 주장해 왔다.

이란의 인권운동가통신(HRANA)은 지난해 말 기준 508명의 시위 참가자가 목숨을 잃었다고 집계했다.

구금된 시위 가담자는 1만9천여명에 달한다.

숨진 보안군도 60여명으로 알려졌다.

테헤란을 비롯한 이란 주요 도시에서는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가 체포돼 경찰서에서 의문사한 아미니 사건으로 촉발한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아미니는 지난 9월 13일 테헤란 도심에서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도 순찰대에 체포됐다.

그는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던 중 갑자기 쓰러졌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같은 달 16일 숨졌다.

이 사건은 이란 내 광범위한 반정부 시위로 이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