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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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마커스 전 페이팔 최고경영자(CEO)가 내년까지 암호화폐의 약세장이 계속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마커스 CEO는 지난달 30일 블로그에서 "2023년에도 크립토 윈터(암호화폐 겨울)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며 "2024년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암호화폐 시장이 비양심적인 업계 종사자들의 영향에서 벗어나고 책임감 있는 규제가 도입되려면 2년은 걸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커스 CEO는 지난해가 암호화폐 업계에 특히 어려운 시기였다고 평가했다. 일부 암호화폐 기업이 상승장에서 얻은 자금만으로 규모를 늘렸다 붕괴한 현상을 지적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해 11월 파산 위기에 내몰린 대형 암호화폐 거래소 FTX가 대표적이다. 마커스 CEO는 "FTX가 불필요한 드라마로 한 해를 마무리했다는 게 가장 충격적"이라고 했다.

마커스 CEO는 올해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시장에서 발전 가능성이 있는 분야를 언급하기도 했다. 결제, 자산 증권화, 디파이(탈중앙화 금융), 레이어1 블록체인의 확장성 솔루션 등에서 혁신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라이트닝 네트워크에 대해선 "세계에서 가장 효율적이고 저렴한 실시간 결제 프로토콜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줄 것"이라고 언급했다. 라이트닝 네트워크는 비트코인 블록체인의 확장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솔루션으로 비트코인 전송 속도를 빠르게 만든다.

마커스 CEO는 미국의 규제가 암호화폐 산업의 운명을 결정지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미국이 소비자를 보호하는 동시에 혁신가들의 기반으로 남을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면서 "다만 미국이 입법 측면에서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회의적이다"고 밝혔다.

코인 시황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2일 오전 11시 비트코인 가격은 전날보다 0.18% 오른 1만6581달러에 손바뀜했다. 암호화폐 시총 2위인 이더리움은 0.06% 오른 1196달러에 거래됐다. BNB(242.2달러), XRP(0.32달러), 도지코인(0.069달러) 등의 가격은 같은 기간 1.36%, 3.71%, 0.62% 하락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