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 '트라우마' 친윤계 "최소 2인 확보"…비윤계도 "할말 해야" 출마 검토
대표-최고위원 후보 '연대 짝짓기' 가능성도…유튜버 가세로 10여명 난립
與전대, 5명 뽑는 최고위원 선거도 '친윤 vs 비윤' 구도 가나
국민의힘 차기 지도부를 뽑는 3·8 전당대회에 관심이 커지면서 당 대표 뿐 아니라 선출직 최고위원 5명이 누가 될지에도 이목이 쏠린다.

당 대표에게 권력이 집중되는 국민의힘의 단일성 지도체제 특성상 그간 최고위원 선거는 '2부 리그' 격으로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당 주류인 친윤(친윤석열)계가 지난해 이준석 전 대표와 갈등을 겪으며 '당 대표 궐위 조건'을 당헌에 구체적으로 명시하면서 지도체제를 유지하기 위해선 최고위원 역할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개정된 당헌에 따르면 선출 최고위원 5인 중 4인 이상이 사퇴·궐위 시 비상대책위원회를 설치할 수 있다.

대표를 제외한 선출 최고위원 4인이 뭉치면 지도체제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뜻이다.

이에 친윤계 일각에선 최고위원 선거에서도 친윤계 최고위원을 '최소 2인'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 경우 지도체제를 방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당 대표·정책위의장·지명직 최고위원까지 포함해 최고위원회 내 총 5인의 당 대표 우호 지분이 확보돼 의결까지 '프리패스'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런 점에서 실제 선거전에서는 계파별로 특정 당 대표 후보와 최고위원 후보 간 '연대 짝짓기' 움직임이 나타날 공산이 크다.

與전대, 5명 뽑는 최고위원 선거도 '친윤 vs 비윤' 구도 가나
친윤계 초·재선 의원들이 포진한 모임 '국민공감' 소속 의원들은 최근 만나 '친윤계 최고위원 2인'을 당선시킬 전략을 논의했다고 한다.

한 친윤계 의원은 1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국민공감 소속 의원 중 누구를 후보로 내보낼지 아직 결정하지 못해 신년에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친윤 그룹 최고위원 주자로는 김정재·박수영·유상범·이용 의원 등이 거론된다.

특히 이용 의원은 출마 의사를 사실상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 국민공감 소속 의원은 통화에서 "이용 의원은 대선 때 윤석열 대통령의 수행실장을 맡은 이력으로 용산 대통령실과의 원활한 소통에 강점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준석 대표 체제에서 최고위원을 지낸 배현진 의원은 국민공감 내 다수 의원의 재출마 요구가 있었지만, '중도 사퇴한 전임 지도부의 일원으로서 당원들에게 예의가 아니다'는 취지로 거절했다고 한다.

與전대, 5명 뽑는 최고위원 선거도 '친윤 vs 비윤' 구도 가나
비윤(비윤석열)계에서는 김병욱·허은아 의원 등이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비윤계 한 의원은 통화에서 "친윤계가 주류이니 전당대회에서 떨어지더라도, 당을 위해 해야 할 말은 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비윤계 의원들도 출마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비윤계 인사들은 최근 조강특위의 조직위원장 임명 결과에서 자신들이 배제됐다며 반발하고 있다.

따라서 계파 갈등 전선이 전당대회 선거전으로까지 옮겨붙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전 지도부였던 조수진·정미경·김재원 전 최고위원 중 정미경 전 최고위원은 전당대회에 출마할 예정이다.

김재원 전 최고위원도 출마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수진 전 최고위원 역시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서울 강남갑을 지역구로 둔 태영호 의원도 연합뉴스에 출마 결심을 밝혔다.

만 45세 미만인 청년 최고위원에는 친윤 성향 청년조직을 이끌었던 장예찬 청년재단 이사장과 이준석계인 김용태 전 최고위원, 탈북자 출신 비례대표인 지성호 의원 등이 출마를 고심 중이다.

여기에 유튜버들도 가세, 최고위원 주자군만 10여명에 달해 벌써 후보 난립 조짐을 보인다.

보수 유튜브 채널 '신의한수'의 신혜식 대표, '가로세로연구소' 김세의 대표, 김건희 여사 팬클럽 '건희사랑' 회장을 지낸 '강신업TV'의 강신업 변호사도 출마 의사를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