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서 민생 경청투어 재개…"억강부약이 정부의 역할"
"민주주의 질식, 공포감 젖어 들어…'이 얘기하다 잡혀가지 않나' 걱정"
이재명 "국민 생명·안전 지켜야할 나라, 슈퍼리치만 위해 일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13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국민의 더 나은 삶을 만들고, 국가의 미래를 개척해야 할 나라가 국민이 부여한 권력으로 대체 무엇을 하고 있나"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충남 천안의 중앙시장을 방문해 시민들을 만난 자리에서 "(정부가) 그저 강자들이 횡포를 부리고 힘을 행세하도록 '자유'라는 이름으로 방치해 다수의 약자가 힘겨워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 언급은 야당이 주도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를 윤석열 대통령이 사실상 거부한 것을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눈발이 날리는 속에서 "궂은 날씨에 10·29 참사로 가족을 잃은 유가족이 얼마나 힘들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국민의 아픈 곳을 매만져주고 넘어진 국민을 일으키는 게 나라 아닌가"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가 유가족 협회 사무실도 마련해 드리고, 유가족을 만나서 대책을 못 세워 드릴지라도 (그들의) 하소연이라도 들어주시기를 부탁한다"고 했다.

'국민 속으로 경청 투어'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이 대표의 이날 천안 방문은 민생 경제 현장에서 생생한 바닥 민심을 듣고 내년도 예산안과 당의 주요 입법 사항 등을 직접 설명하겠다는 취지로 기획됐다.

이재명 "국민 생명·안전 지켜야할 나라, 슈퍼리치만 위해 일해"
이 대표는 천안 시민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민주당이 '초부자감세'라고 지적해 온 정부의 새해 예산안 등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표는 "우리 경제가 어려워진 이유는 불평등, 양극화 때문 아닌가"라며 "선진국은 세금을 덜 내고 많은 돈을 번 기업에 횡재세라는 세금까지 걷는데 대한민국 정부는 왜 3천억 원 이상의 영업이익에 대한 세금만 깎아주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억강부약'(강자를 누르고 약자를 도움)으로 모두가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드는 게 정부의 역할"이라며 "지금 정부는 오로지 다수 약자는 죽거나 말거나 힘세고 많이 가진 초대기업, 슈퍼리치들만을 위해 일한다"고 강조했다.

야당 정치인과 전임 정부 인사들에 대한 검찰 수사를 염두에 둔 듯한 발언도 나왔다.

이 대표는 "요즘 '내가 이 얘기하다 잡혀가는 거 아닐까', '이 얘기하다 압수수색 당하지 않을까'라고 무서워하는 분들이 많다"며 "민주주의가 질식해 가고 우리 사회에 공포감이 젖어 들고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시장 내 상점에서 지역사랑 상품권으로 두부를 사고 빈대떡 가게에서 손님들과 막걸리를 나눠 마시며 '경제를 살리자'라고 건배사를 하는 등 시민들과 스킨십도 가졌다.

이 대표의 이번 충청 방문은 1박 2일 일정으로 짜였다.

14일에는 세종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충북에서 타운홀 미팅을 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