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외국계 보험사인 악사(AXA)손해보험이 '갑질 논란'에 휘말렸습니다.

한 보험대리점에 당초 주기로 했던 성과수수료를 삭감하고 설계사 조직을 빼돌렸다는 논란인데, 장슬기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중소 법인보험대리점(GA)인 휴랑이 외국계 보험사인 악사손해보험을 대리점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했습니다.

당초 계약과 달리 수수료를 중도에 삭감하고 보험영업에 필수적인 인력을 유인해 채용하는 등 불이익을 제공했다는 게 대리점의 제소 이유입니다.

휴랑은 악사손보의 자회사는 아니지만 지난 2020년 11월 악사손보로부터 영업조직과 설계사 모집비용 등을 제공받아 설립된 보험대리점입니다.

설립 당시 1년여간 장기보험 전 상품에 대한 성과수수료로 초회보험료의 1,650%를 지급한다는 계약을 체결하고 고객 데이터베이스(DB)를 제공받기로 계약을 맺었지만,

계약 한 달여 만에 악사손보가 "성과수수료 책정에 문제가 있었다"며 수수료율을 감액하고 DB 공급을 중단하겠다는 통보까지 해왔다는 게 대리점 측의 설명입니다.

이 과정에서 협의가 잘 이뤄지지 않자, 수백여명에 달하는 대리점 소속 설계사를 악사손보가 다시 위촉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습니다.

이 대리점은 공정거래조정원에 해당 분쟁안을 조정 신청했고, 조정원은 지난 9월 이를 거래상 지위를 악용한 불공정행위로 보고 악사손보에 약 16억 원 지급을 결정했습니다.

가격과 관련된 중요한 조건을 계약기간 중에 변경한 것은 통상적인 거래관행에 부합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과,

고객 DB 공급을 중단한다는 의사표시를 했다는 것 만으로도 대리점에 상당한 위협이 될 수 있었다는 점이 조정결정에 대한 사유였습니다.

하지만 이미 지급 기일이 지났는데도 악사손보는 조정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휴랑 관계자 : 저는 어떤 생각이 드냐면, 공정위나 조정원이나 우리나라에서 공정거래를 하기 위한 기준에 대해 (악사손보가) 별로 신경을 안 쓰는 것 아니냐…대리점법 위반이라고 이쪽에서도 다 나왔으니까…]

결국 대리점은 조정원의 상위기관인 공정거래위원회에 이를 제소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지만 회사는 이미 파산위기에 놓였다고 토로합니다.

[휴랑 관계자 : 현재 회사는 파업도 못 하고, 파산도 못 하고 이렇게 있는 것이죠. 왜냐하면 공정위에서 조사를 하고 결과가 나오면 저희는 민사소송을 걸어야 하거든요. 회사를 없앨 수도 없는 것이고요.]

악사손보 측은 이와 관련해 "아직 진행 중인 사안이기 때문에 자세한 설명은 할 수 없다"면서도 "공정위 제소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한국경제TV 장슬기입니다.


장슬기기자 jsk9831@wowtv.co.kr
[단독] 보험대리점, 공정위에 AXA손보 제소…"갑질로 파산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