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최대 공급량 28억㎡에 그쳐…독일 총리 "에너지안보 중요초석"

러시아의 가스공급 중단으로 에너지위기에 직면한 독일이 오는 2026년부터 15년간 카타르에서 연간 200만t의 액화천연가스(LNG)를 공급받는다.

에너지위기 독일, 2026년부터 카타르서 LNG 공급받기로(종합)
카타르 에너지국유기업 카타르 에너지는 29일(현지시간) 독일에 LNG를 공급하기 위해 미국 에너지기업 코노코필립스와 2026년부터 15년간 장기 가스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카타르뉴스통신사와 독일 빌트 등이 전했다.

연간 가스 공급 규모는 최대 200만t으로 28억㎡에 불과하다.

독일의 연간 가스사용량이 940억㎡이고, 러시아발 유럽행 최대 가스관이었던 노르트스트림1을 통해 550억㎡이 공급됐던 것에 비하면 '새 발의 피' 수준이지만 카타르와 독일은 이번 계약의 의미를 높이 평가했다.

사드 빈 셰리다 알카비 카타르 에너지장관은 이날 카타르의 수도 도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는 독일 주민에 대한 의무"라며 독일 정부와의 멋진 관계를 강조했다고 독일 빌트는 전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로베르트 하베크 독일 부총리겸 경제기후보호부 장관은 이를 위해 지난 3월부터 수개월간 카타르와 협상을 벌여왔다.

숄츠 총리는 이날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제노동기구(ILO), 세계무역기구(WTO) 수장 등과 회담을 마친 뒤 공동기자회견에서 "이번 계약은 독일 에너지안보의 중요한 초석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그러면서, 국제문제는 각국이 무역장벽을 높이는 것으로 귀결되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코노코필립스는 카타르에서 공급받은 LNG를 독일 북해와 동해가 합류하는 엘베강 연안의 항구도시 브룬스뷔텔로 운반, 독일에 공급하게 된다.

LNG는 러시아의 가스공급 중단으로 인한 부족분을 대체하려는 독일 정부의 노력에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러시아의 가스공급 중단으로 파산 위기에 처한 독일 1위 에너지기업 유니퍼와 2위 에너지기업 RWE는 카타르를 상대로 LNG 공급 가능성을 타진해왔다.

이들 기업은 북독일의 LNG 터미널 건설에 관여하기도 했다.

에너지위기 독일, 2026년부터 카타르서 LNG 공급받기로(종합)
앞서 독일은 지난 15일 북해 연안 빌헬름스하펜에 첫 선박 형태의 이동식 LNG 터미널을 완공했다.

이 터미널에는 내년 1월 중순부터 미국 등에서 온 LNG선이 정박해 독일에 가스를 공급하게 된다.

연말·연초까지는 브룬스뷔텔에도 선박 형태의 이동식 LNG터미널이 완공될 전망이다.

아울러 브룬스뷔텔에는 오는 2026년까지 고정식 LNG터미널이 완공된다.

카타르산 LNG는 이곳에서 독일 전역으로 배분되게 된다.

독일은 이 밖에 슐레스비히-홀슈타인주의 슈타데와 메클렌부르크-포어폼메른주의 루브민에도 LNG터미널을 건설할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