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그먼 교수는 2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기고한 칼럼에서 코로나19 봉쇄 정책에 항의하는 움직임이 거세지는 중국의 상황을 언급하면서 중국 정부가 각종 증거에도 불구하고 정책 실패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코로나19 발발 초기에는 바이러스 확산 속도를 늦추기 위해 중국식의 엄격한 봉쇄 정책이 합당했다"면서도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앞서 2020년 초반에는 중국뿐 아니라 뉴질랜드, 대만 등 방역 선진국으로 꼽히는 많은 국가가 외출을 금지하고 입국을 통제하는 등 강력한 봉쇄 조치를 시행했다.
하지만, 자국 내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자 이런 국가 대다수가 관련 조처를 완화한 반면, 중국은 2년째 아파트 봉쇄 등 고강도 봉쇄 조치를 유지하는 '실수'를 저지르며 정반대의 길을 걸었다는 것이다.
크루그먼 교수는 "그 결과 지난 며칠간 중국의 각 도시에서는 정부의 봉쇄 정책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면서 애플 최대 협력 업체인 폭스콘의 허난성 장저우 공장에서는 "격리와 그에 따른 굶주림에 대한 두려움 탓에 직원이 탈출하는 일이 이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이러한 상황에도 중국 정부가 "실수를 인정하지 않은 채 유리한 증거만 취사선택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시진핑 정권이 자승자박하고 있다"면서 "봉쇄 조치를 푸는 것은 곧 정부의 실패를 암묵적으로 인정하는 꼴이 되는데, 이는 독재 정권으로서는 쉽지 않은 결정"이라고 덧붙였다.
크루그먼 교수는 "중국 내 취약 계층 다수가 백신 접종을 하지 않고 국민 대다수가 자연면역을 갖추지 못했다"면서 지금 봉쇄를 완화할 경우 확진자와 사망자가 급증할 가능성도 높다고 지적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중국의 이번 사례를 통해 "실패를 인정하고 노선을 변경할 줄 아는 지도자의 중요성이 대두했다"고 말했다.
그는 "독재 정치는 민주 정치보다 우월하지 않다"면서 "독재 정권에서는 잘못을 지적하는 사람이 있을 수 없기 때문에 빠르게 결정을 내릴 수 있을지언정 큰 실수를 저지를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제로 코로나 정책을 완화하지 않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는 닮은 점이 있다"면서 바른말을 해주는 사람이 곁에 없다는 것이 두 지도자의 공통점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