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의 오늘] 북한, 핵무력 완성 선언 5년…대화 대신 법제화·고도화 주력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오늘 비로소 국가핵무력(핵무기 전력) 완성의 역사적 대업, 로켓 강국의 위업이 실현되었다고 긍지 높이 선포 하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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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인 2017년 11월 29일. 북한 방송의 간판 아나운서 리춘히가 낮 12시 30분쯤 '중대보도' 형식으로 읽은 정부성명은 전 세계를 긴장 상태에 빠뜨렸다.

이날 초대형 핵탄두를 장착하고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의 시험발사가 성공하자 김정은 위원장이 사실상 국가핵무력 완성을 선포했기 때문이다.

2006년 1차 핵실험을 시작으로 하는 북한 핵 위협의 차원이 확연히 달라질 것이라는 선언이었다.

정부는 당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열어 북한의 오판을 막고 한반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는 등 긴박하게 움직였다.

미국은 중국에 대북한 원유공급 중단을, 유엔 회원국에 북한과의 외교·교역 관계 단절을 요구하는 등 강력히 대응했다.

북한의 우방인 중국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 활동에 대해 엄중한 우려와 반대를 표명했다.

[한반도의 오늘] 북한, 핵무력 완성 선언 5년…대화 대신 법제화·고도화 주력
북한의 핵무력 완성 선언으로 최고조에 달한 긴장은 역설적으로 한반도 정세의 변곡점이 됐다.

이듬해 2월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함께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에 참석하면서 긴장은 낮아졌고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라는 군사적 위협의 자리는 대화가 대신했다.

김여정의 방한 직후인 2018년 3월 김 위원장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첫 정상회담을, 4월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제1차 남북정상회담을 진행하고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명시한 판문점 선언을 채택했다.

이러한 김 위원장의 태도 변화는 핵무력 완성 선언을 바탕으로 한 안보에 대한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관측됐다.

같은 해 5월 24일 김정은은 6차례 핵실험을 진행한 적 있는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하면서 비핵화를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고 이틀 뒤 2차 남북정상회담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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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2일에는 싱가포르에서 김정은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첫 정상회담이 개최돼 평화무드가 급물살을 탔고 9월 개성공단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 3차 남북정상회담, 남북간 적대관계를 종식하기 위한 이행방안이 담긴 '9.19 군사합의' 등이 속속 이뤄졌다.

한반도 평화 무드는 2019년 2월 말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이 노딜로 마무리되면서 막을 내렸다.

이후 북한은 다시 핵무력 강화의 길로 질주했고 지난 9월 7∼8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7차 회의에서 핵무력 사용 정책을 법제화한데 이어 이달 21일에는 화성-17형 시험발사를 했다.

[한반도의 오늘] 북한, 핵무력 완성 선언 5년…대화 대신 법제화·고도화 주력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