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광저우 봉쇄지역 주민들도 탈출…철조망·콘크리트벽 넘어
'제로 코로나'에 질린 중국인들의 봉쇄 지역 탈출이 이어지고 있다.

장기간 일상이 파괴되면서 주민들의 인내심이 바닥을 치자 엄격한 통제 사회 곳곳에서 시위, 탈출 등 균열이 일어나고 있다.

25일 홍콩 명보에 따르면 중국 광둥성 광저우의 봉쇄 지역인 하이주구(區)에서는 지난 23일 밤 대규모 탈출이 벌어졌다.

허난성 정저우의 폭스콘 공장 대탈출에 이은 사건이다.

주민들은 코로나19 방역 검문소를 뚫고 봉쇄 지역을 탈출했다.

당국이 철조망과 콘크리트 벽을 세웠지만, 도망가려는 주민들을 막지는 못했다.

이들을 실어나르기 위해 담 밖에서 대기한 운송업자들도 있었다.

전날 하이주구 남쪽의 한 마을 위원회는 긴급 통지문을 통해 23일 밤부터 24일 새벽까지 대규모 주민이 폐쇄 지역에서 도망갔다며 임대 주택 소유자들은 즉시 직접 세입자의 상황을 점검하고 세입자가 당분간 친척이나 친구를 들이지 말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또 만일 세입자가 새로운 사람을 집에 들이게 되면 집주인에게 즉시 통보해야 하며 새로운 사람은 폐쇄 루프에서 엄격히 관리돼야 한다고 공지했다.

광저우 공안국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사람들이 일부 방역 통제 지역을 허가 없이 벗어났다며 코로나19 관련 유언비어가 유포돼 사람들을 자극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비이성적인 행동은 바이러스 전파 위험을 높인다며 법에 따라 단속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지난달 23일부터 방역 위반과 관련한 148건의 사건을 조사 중이라고 덧붙였다.

23일 광저우에서는 코로나19 신규 감염자가 7천620명 보고됐는데 그중 7천243명이 지난달 말부터 봉쇄된 하이주구에서 발생했다.

섬유 공장과 가게가 밀집한 하이주구에는 다른 지방에서 온 농민공 수십만 명 살고 있는데, 봉쇄에 질린 수백 명이 지난 14일 밤 바리케이드를 부수고 경찰과 충동하는 시위를 벌인 바 있다.

전날 하이주구 관리는 사흘 연속 PCR(유전자증폭) 검사에서 음성이 나오고 귀향 의사가 있는 이들에게 고향으로 돌아갈 차표를 지원해 현재까지 913명이 도움을 받았다고 밝혔다.

봉쇄가 길어지면서 민심이 동요하는 가운데 당국은 하이주구 주민이 광저우 도심으로 대파하는 것을 막기 위해 담벼락을 세웠다.

건설 노동자들이 하이주구 입구에 2m 높이의 콘크리트 벽을 짓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 중국 소셜미디어에 올라오자 누리꾼들은 "법을 지키는 사람들도 미치게 만들려는 거냐"는 비판했다고 명보는 전했다.

광저우 방역 당국은 하이주구 외에도 관내 여러 곳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해 통제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명보는 "일부 지역 주민은 아침에 일어나 출근하려고 보니 마을 입구가 봉쇄된 것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광둥고등법원은 23일 방역 통제에 대한 폭력적인 저항과 범죄의 단속에 대한 12가지 의견을 발표했다.

법원은 관련 범죄에 대한 처벌을 강조하면서 행정 기관이 전염병 위험 지역을 구분하고 전염병 예방을 위한 비상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했다.

또 의도적으로 바이러스를 전파하거나 PCR 검사를 위조하고, 유언비어를 퍼트리며 문제를 일으키기 위해 집합하는 등의 행위는 모두 범죄라고 지적했다.

中광저우 봉쇄지역 주민들도 탈출…철조망·콘크리트벽 넘어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