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어젯밤 페북서 "업무개시명령 검토"…"대통령, 이번 사태 위중하게 봐"
화물연대 업무개시명령 조기에 내려지나 …대통령실 "엄포 아냐"
정부가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이하 화물연대)에 대해 '업무개시명령' 조기 발동을 진지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물연대의 집단 운송거부가 경제 활동에 심각한 피해를 안길 수 있다는 점에서 선제조치가 급선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업무개시명령이 내려지면, 화물연대로서는 처벌 부담과 면허 취소 등 불이익을 떠안게 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5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다음에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하면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상황이 악화하는 것을 미리 방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화물연대 총파업 첫날인 전날 심야 페이스북 글에서 "무책임한 운송 거부를 지속한다면 정부는 업무개시명령을 포함해 여러 대책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밝힌 것도 그런 맥락이라는 것이다.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은 운송사업자나 종사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화물운송을 집단 거부해 큰 지장을 주는 경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업무 개시를 명령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를 거부할 때 3년 이하 징역이나 3천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전날 오전 대국민 담화문에서 "심각한 위기까지 초래한다면 업무개시명령도 발동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장관과 대통령의 연이은 언급이 단순한 '엄포'가 아니라는 데 대통령실은 방점을 찍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이 이번 사태를 위중하게 보고 있다"며 "말로만 경고하는 것이 아니라 진지하게 (대응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대외여건 악화로 한국경제의 주력 엔진인 수출에 빨간불이 켜지자, 지난 23일부터 연이틀 수출 관련 회의를 주재했다.

그런 가운데 화물연대의 집단 운송거부가 지속할 경우 자동차·철강·석유·화학 등 수출 물류에 치명타를 가할 것이란 게 대통령실 우려다.

운송 부문 첫 업무개시명령까지 선제적으로 검토하는 데는 전국철도노동조합 파업이 다음 달 2일 예고된 만큼 노동계 '동투'(冬鬪·겨울 투쟁)가 본격적으로 번지기 전에 해결해야 한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은 화물연대가 최저 운송료를 보장하는 안전운임제 지속 추진과 차종·품목 확대를 요구하며 총파업 중인 데 대해서도 정치적 성격이 짙다고 보고 있다.

여당에서도 "민주노총이 국가 물류를 볼모 삼아 사실상 정권퇴진운동을 벌이겠다고 공언하고 나선 것"(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