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용품으로 둔갑해 청소년 유혹…"폐·신경계 손상 우려"
유럽에서 '웃음가스'로 알려진 아산화질소를 오용하는 사례가 늘어 유럽연합(EU) 당국이 위험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AFP 통신에 따르면 유럽 마약·마약중독감시센터(EMCDDA)는 연구보고서를 통해 유럽에서 아산화질소를 오락용도로 흡입하는 젊은 층이 증가하면서 중독 사례도 늘었다고 밝혔다.

이 기관은 처방전 없이 구매가 가능하다는 점과 낮은 가격, 간단한 사용법에 더해 아산화질소가 안전하다는 잘못된 인식이 확산한 것이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아산화질소 자체는 의료·상업 용도로 합법적으로 사용된다.

그러나 파티 풍선 등 오락용품으로 유통된 제품이 오용되는 사례가 늘었고 수년 전부터는 대용량 제품이 판매돼 청소년들이 쉽게 유혹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내에서도 아산화질소를 풍선에 넣은 이른바 '해피벌룬'이 문제가 된 바 있다.

일부에서 환각효과를 노리고 이를 오용하지만, 두통이나 메스꺼움, 흉부 통증, 신경계 손상, 마비 등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EMCDDA는 최근 아산화질소를 직접 흡입하는 사례가 늘면서 심각한 저온 화상이나 폐 부상 위험도 커졌다고 지적했다.

덴마크에서는 아산화질소 중독 사례가 2015년 16건에서 지난해 73건으로 늘었고, 프랑스에서는 2017년 10건에서 2020년 134건으로 급증했다.

네덜란드에서는 2020년에 아산화질소를 흡입한 채 차량을 운전해 일어난 사고가 144건 보고됐다.

아산화질소는 영국에서 16∼24세 사이의 젊은 층이 대마초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사용하는 중독성 물질이다.

EMCDDA 아산화질소 중독 위험을 줄이기 위해 아산화질소 판매 용기 크기를 줄이는 방안, 18세 미만 미성년자 대상이나 야간 판매를 금지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