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아이거 월트디즈니 신임 최고경영자(CEO). /사진=연합뉴스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으로 고전 중인 월트디즈니가 최고경영자(CEO)를 전격 교체했다.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CNBC 등 미국 언론은 디즈니 이사회가 밥 체이펙을 전격 해임하고 과거 15년간 디즈니를 이끌었던 로버트(밥) 아이거를 수장으로 재선임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디즈니 이사회는 이날 밤 즉시 아이거를 새로운 CEO로 선임한다고 발표했고, 아이거 CEO도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자신의 복귀를 알렸다.

디즈니는 성명을 통해 "아이거 CEO가 앞서 2005~2020년 디즈니를 성공적으로 경영한 바 있다"면서 "이 시기 디즈니가 픽사·마블·루카스필름·21세기폭스 등을 인수하고 시장점유율도 5배 늘렸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해 12월 디즈니 이사회 의장 자리도 내려놨던 아이거는 11개월 만에 다시 CEO로 디즈니 경영 일선에 복귀하게 됐다. 아이거는 향후 2년간 CEO를 맡으며 이사회의 후임자 선정작업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한편, 이달 발표된 디즈니의 3분기 실적에 따르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디즈니플러스(+)는 세계 구독자를 1210만명으로 늘렸지만, 손실도 14억7000만달러(약 2조원)로 전년 동기의 2배를 넘어서며 우려를 키웠다.

또 경기 둔화에 따른 광고비 감소를 비롯한 경영환경 급변으로 전통적인 미디어 기업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가운에 디즈니 주가는 올해 들어 40% 넘게 하락한 상태다.

디즈니에 대한 미국 행동주의 헤지펀드들의 지분 매입, 경영 관련 요구가 이어지는 가운데, WSJ는 소식통을 인용해 헤지펀드 트라이언자산운용 측이 아이거의 CEO 복귀에 대해 반대입장이라고 전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