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명 창작 뮤지컬을 영화로 재구성…"독립운동가에 대한 죄송한 마음 담아"
'영웅' 윤제균 감독 "절반의 새로움, 절반의 익숙함 택했다"
"뮤지컬 '영웅'을 보면서 안중근 의사뿐 아니라 모든 독립운동가분을 제대로 지켜드리지 못했던 게 마음이 아팠고 죄송했습니다.

그래서 언젠가는 이 작품을 꼭 영화로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
윤제균 감독은 21일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웅' 제작보고회에서 작품 구상 계기를 이렇게 밝혔다.

이 작품은 윤 감독이 '국제시장'(2014) 이후 8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그는 "'국제시장'이 돌아가신 제 아버지 이야기라면, '영웅'은 안중근과 어머니의 이야기"라며 "진정성을 갖고 만든 영화인만큼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내달 개봉하는 '영웅'은 동명의 국내 창작 뮤지컬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안중근 의사가 1909년 10월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하기 위해 준비하던 때부터 사형 판결을 받고 순국하기까지의 과정을 담았다.

윤 감독은 "절반의 새로움과 절반의 익숙함을 택했다"며 "(원작에서 볼 수 없었던) 안중근의 과거, 설희의 정당성을 많이 보완했다.

영화를 보면서 뮤지컬과의 차이를 비교해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웅' 윤제균 감독 "절반의 새로움, 절반의 익숙함 택했다"
안중근 의사 역은 2009년 초연부터 원작 뮤지컬에서 안중근을 연기해 온 배우 정성화가 맡았다.

정성화는 "다른 인물도 아닌 안중근 의사 역을 맡는다는 건 영광이자 책임감이 엄청나게 막중한 일"이라면서 "책임감을 느끼고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고 돌아봤다.

"영화에서 대사를 노래로 한다는 건 굉장히 부자연스러운 일이 될 수도 있어서 어떻게 자연스럽게 할 것인가에 가장 많이 신경을 썼던 것 같아요.

제 노래의 호흡을 관객분들에게 많이 들려드리겠다는 생각으로 좀 더 진심 어리게, 감정을 쏟아내면서 노래하는 방법을 많이 연구했습니다.

"
김고은은 독립군 정보원 설희, 나문희는 안중근 의사의 어머니 조마리아를 연기했다.

안중근과 함께 암살 작전을 수행하는 독립군 동지로는 조재윤(우덕순), 배정남(조도선), 이현우(유동하), 박진주(마진주)가 나섰다.

'영웅' 윤제균 감독 "절반의 새로움, 절반의 익숙함 택했다"
촬영 내내 노래를 라이브로 소화해야 했던 배우들은 이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김고은은 "연극영화과 출신이라 학창 시절 뮤지컬 노래를 굉장히 많이 불렀었다.

연습하면 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출연을) 했는데 굉장히 좌절을 많이 느꼈고 집에서 많이 울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감정을 쏟아내면서 노래 부르는 게 정말 안돼서 그냥 노래를 포기하고 연기에 집중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2019년 10월 촬영을 시작한 영화는 팬데믹으로 뒤늦게 관객과 만나게 됐다.

윤 감독은 "'영웅'이 지금 어려운 우리 영화계가 다시 살아날 수 있는 조그마한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