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개막' 카타르…이곳엔 더위도, 엄격한 아랍 율법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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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서 열리는 첫 '겨울 월드컵'
전세계 축구팬 도하에 총집결
카타르, 지하철 노선 3개 뚫고
경기장에 초대형 에어컨 가동
카타르서도 'K파워' 실감
개막식선 정국이 공식음악 열창
도로는 현대차·기아가 장악
시내 쇼핑몰엔 손흥민 사진
'우승국 맞추기'에 관심 집중
브라질 우승확률 15.8%로 1위
아르헨티나·프랑스 뒤이어
韓 우승확률은 0.2% 그쳐
전세계 축구팬 도하에 총집결
카타르, 지하철 노선 3개 뚫고
경기장에 초대형 에어컨 가동
카타르서도 'K파워' 실감
개막식선 정국이 공식음악 열창
도로는 현대차·기아가 장악
시내 쇼핑몰엔 손흥민 사진
'우승국 맞추기'에 관심 집중
브라질 우승확률 15.8%로 1위
아르헨티나·프랑스 뒤이어
韓 우승확률은 0.2% 그쳐
‘2022 카타르 월드컵’ 개막을 하루 앞둔 19일 저녁. 카타르 수도 도하의 알 비다 파크에선 파티가 한창이었다. 각국에서 모여든 축구팬들은 맥주를 마시며 일렉트로닉 댄스 뮤직(EDM)에 맞춰 몸을 흔들었다. 섭씨 30도 넘는 중동의 더위도, 술을 금기시하는 아랍의 엄격한 율법도 이 시간, 이곳에선 예외였다.
‘지구촌 최대 축구 축제’의 막이 20일 올랐다. 역사상 최초로 겨울에, 중동 지역에서 열리는 독특한 월드컵이다. 조별리그 H조에서 우루과이, 포르투갈, 가나와 싸우는 대한민국은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이후 12년 만에 16강에 도전한다.
카타르 월드컵은 한국 축구팬에겐 또 다른 이야기 거리를 안겨준다. ‘열사의 땅’에도 뻗은 ‘K파워’의 위력이다. 이날 도하에서 43㎞가량 떨어진 위성도시 알호르의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개막식에서 월드컵 공식음악 ‘드리머스’를 부른 사람은 방탄소년단(BTS) 멤버 정국(25)이었다. 남의 나라 축제를 빛내주기 위해 우리 가수가 나선 셈이다.
이로 인해 개막식장 앞에는 정국의 공연을 보기 위해 히잡을 쓰고 보라색 응원봉을 든 아미들이 눈에 띄었다. 자신을 ‘열렬한 K팝 팬’이라고 소개한 한 여성 관광객은 “월드컵도 보고 정국도 보기 위해 카타르를 찾았다”며 “언젠가 BTS를 낳은 한국을 방문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하의 도로는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장악했다. 그랜저, 모닝 등 승용차는 물론 전 세계에서 온 축구팬들을 실어나르는 버스의 상당수도 현대·기아차였다. 현대차는 2002년 한·일 월드컵부터 20년째 ‘FIFA 파트너’로 세계 축구팬들과 손발을 맞추고 있다. 세계 7개 기업뿐인 메인 스폰서 중 하나다. 현대차는 이번 대회 때는 홍보관 대신 국제축구연맹(FIFA) 박물관 특별전시회와 이탈리아 조각가 로렌초 퀸이 제작한 조형물 ‘더 그레이티스트 골’을 선보였다.
‘캡틴’ 손흥민은 도하의 벽을 덮었다. 도하 시내 웨스트베이의 대형 쇼핑몰 ‘시티 센터 도하몰’ 외벽에 큼지막한 손흥민 사진이 붙은 것. 카타르 주정부 사무소로 쓰이는 이 건물은 요즘 ‘손흥민 빌딩’으로 불린다. 도하 거리에서 만난 한 축구팬에게 ‘한국에서 왔다’고 말을 붙이자 “흥민손의 나라!”라며 환한 웃음을 건넸다.
FIFA 기술연구그룹(TSG)에서 활동하고 있는 위르겐 클린스만 전 독일 대표팀 감독은 “브라질은 모든 포지션에서 뛰어난 자질을 갖추고 있다”며 “그들은 월드컵 우승을 위해 카타르에 왔고 나는 그렇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잉글랜드 국가대표 스타 수비수 출신인 리오 퍼디낸드도 “브라질은 깊이와 경험을 두루 갖춘 팀”이라며 “팀 전체에 승리의 경험이 관통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통계전문업체 옵타가 슈퍼컴퓨터를 활용해 예측한 우승 후보 역시 브라질이었다. 출전국 32개국 가운데 브라질은 우승 확률 15.8%로 추정됐다. 남미 강호 아르헨티나가 12.6%, 디펜딩 챔피언 프랑스가 12.2%로 뒤를 이었다. 한국의 우승 확률은 0.2%에 그쳤다.
브라질의 선수 면면은 화려하기 그지없다. 네이마르를 중심으로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가브리에우 제주스, 안토니, 히샤를리송 등 공격진에 카세미루, 파비뉴 등이 중원을 지킨다. 브라질은 세르비아, 스위스, 카메룬과 G조에 속했다. 16강에 오를 경우 한국이 속한 H조(한국, 우루과이, 가나, 포르투갈)와 만난다.
도하=방준식 기자/조수영 기자 silv0000@hankyung.com
‘지구촌 최대 축구 축제’의 막이 20일 올랐다. 역사상 최초로 겨울에, 중동 지역에서 열리는 독특한 월드컵이다. 조별리그 H조에서 우루과이, 포르투갈, 가나와 싸우는 대한민국은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이후 12년 만에 16강에 도전한다.
현대차, 정국…카타르 휩쓰는 ‘K파워’
카타르 월드컵은 기존 월드컵에선 볼 수 없었던 여러 가지 얘깃거리를 낳고 있다. 300조원을 투입해 상상도 못할 각종 시스템을 구축한 게 대표적인 예다. 카타르 정부는 무더위로 인해 경기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초대형 에어컨을 틀기로 했다. 월드컵을 위해 지하철 3개 노선도 새로 뚫었다. 경기장 지하철 공항 등 각종 인프라를 짓느라 해외 노동자 수천 명이 목숨을 잃는 아픔도 있었다.카타르 월드컵은 한국 축구팬에겐 또 다른 이야기 거리를 안겨준다. ‘열사의 땅’에도 뻗은 ‘K파워’의 위력이다. 이날 도하에서 43㎞가량 떨어진 위성도시 알호르의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개막식에서 월드컵 공식음악 ‘드리머스’를 부른 사람은 방탄소년단(BTS) 멤버 정국(25)이었다. 남의 나라 축제를 빛내주기 위해 우리 가수가 나선 셈이다.
이로 인해 개막식장 앞에는 정국의 공연을 보기 위해 히잡을 쓰고 보라색 응원봉을 든 아미들이 눈에 띄었다. 자신을 ‘열렬한 K팝 팬’이라고 소개한 한 여성 관광객은 “월드컵도 보고 정국도 보기 위해 카타르를 찾았다”며 “언젠가 BTS를 낳은 한국을 방문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하의 도로는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장악했다. 그랜저, 모닝 등 승용차는 물론 전 세계에서 온 축구팬들을 실어나르는 버스의 상당수도 현대·기아차였다. 현대차는 2002년 한·일 월드컵부터 20년째 ‘FIFA 파트너’로 세계 축구팬들과 손발을 맞추고 있다. 세계 7개 기업뿐인 메인 스폰서 중 하나다. 현대차는 이번 대회 때는 홍보관 대신 국제축구연맹(FIFA) 박물관 특별전시회와 이탈리아 조각가 로렌초 퀸이 제작한 조형물 ‘더 그레이티스트 골’을 선보였다.
‘캡틴’ 손흥민은 도하의 벽을 덮었다. 도하 시내 웨스트베이의 대형 쇼핑몰 ‘시티 센터 도하몰’ 외벽에 큼지막한 손흥민 사진이 붙은 것. 카타르 주정부 사무소로 쓰이는 이 건물은 요즘 ‘손흥민 빌딩’으로 불린다. 도하 거리에서 만난 한 축구팬에게 ‘한국에서 왔다’고 말을 붙이자 “흥민손의 나라!”라며 환한 웃음을 건넸다.
“어차피 우승은 브라질?”
마침내 ‘출발’ 신호가 떨어지자, 이제 사람들의 관심은 트로피의 주인공으로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과 통계전문업체, 도박사들이 지목한 1순위는 단연 브라질이다. 영국 BBC가 18일 카타르 월드컵 중계에 참여하는 해설자와 진행자 13명을 대상으로 한 우승팀 예상 설문조사에서 7명이 브라질에 표를 던졌다.FIFA 기술연구그룹(TSG)에서 활동하고 있는 위르겐 클린스만 전 독일 대표팀 감독은 “브라질은 모든 포지션에서 뛰어난 자질을 갖추고 있다”며 “그들은 월드컵 우승을 위해 카타르에 왔고 나는 그렇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잉글랜드 국가대표 스타 수비수 출신인 리오 퍼디낸드도 “브라질은 깊이와 경험을 두루 갖춘 팀”이라며 “팀 전체에 승리의 경험이 관통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통계전문업체 옵타가 슈퍼컴퓨터를 활용해 예측한 우승 후보 역시 브라질이었다. 출전국 32개국 가운데 브라질은 우승 확률 15.8%로 추정됐다. 남미 강호 아르헨티나가 12.6%, 디펜딩 챔피언 프랑스가 12.2%로 뒤를 이었다. 한국의 우승 확률은 0.2%에 그쳤다.
브라질의 선수 면면은 화려하기 그지없다. 네이마르를 중심으로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가브리에우 제주스, 안토니, 히샤를리송 등 공격진에 카세미루, 파비뉴 등이 중원을 지킨다. 브라질은 세르비아, 스위스, 카메룬과 G조에 속했다. 16강에 오를 경우 한국이 속한 H조(한국, 우루과이, 가나, 포르투갈)와 만난다.
도하=방준식 기자/조수영 기자 silv00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