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소득세 도입 유예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증권업계가 금투세 2년 유예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올해 주식시장이 부진한 상황에서 금투세 도입은 투자심리를 더욱 위축시키고 주식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17일 금융위원회와 금융투자협회는 주요 증권사와 함께 ‘금투세가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는 한국투자, 신한투자, NH투자, 대신증권 등 7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세제 관계자가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금투세를 내년부터 바로 시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업계 관계자는 “금투세로 인해 세후 수익률이 낮아지는 만큼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될 것”이라며 “국내 증시의 매력도가 떨어져 해외 시장으로 자금이 이탈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른 관계자는 “2023년이 한 달여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금투세 시행 여부가 결정되는 것은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고 했다.

증권사들이 원천징수 등 세제 집행 관련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정부는 금투세 도입을 2025년까지 2년간 유예하는 내용의 세법 개정안을 지난 7월 발표했다. 그러나 야당은 예정대로 내년부터 금투세를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