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NC 다이노스, 아마존…"가격은 변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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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 CMO Insight
이유재 서울대 석좌교수의 경영학 특강
‘유’익하고 ‘재’미있는 경영 인사이트
시장을 역동적으로 만드는 동적 가격(dynamic pricing)
이유재 서울대 석좌교수의 경영학 특강
‘유’익하고 ‘재’미있는 경영 인사이트
시장을 역동적으로 만드는 동적 가격(dynamic pricing)
동적 가격(dynamic pricing)은 가격을 고정하지 않고 시장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변경하는 전략이다. 기업은 변화하는 수요와 공급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여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과거에는 실시간으로 수요를 파악하고 대처하는 것이 어려웠다. 그러나 인공지능(AI), 빅데이터(Big data), 클라우드(Cloud) 등 소위 ABC 기술이 발달하면서 다양한 업종이 동적 가격을 활용하고 있다. 공급자와 수요자의 정보 교환을 통해 변동된 가격으로 실시간 거래하는 것이 손쉬워졌기 때문이다.
동적 가격은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필수 요소가 되어 가고 있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시장 상황을 실시간 반영해 수학적 모형을 통해 매 순간 적절한 가격을 제공한다. 아마존은 고객 수요, 제품 원가, 재고 수준, 경쟁사 가격 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여 최적화된 가격을 제시하고 매출을 증진시킨다. 가격 정보가 온라인에서 투명하게 제공되니 고객은 여러 업체들의 가격을 비교하며 구매한다. 이는 고객의 이익도 극대화해 더 많은 고객들이 아마존을 이용하게 만들며 결과적으로 아마존의 이익도 함께 증가하게 된다.
아날로그 경제에서 가격을 변경하면 고객에게 보여주는 정보를 바꾸는 것부터 영업이익 계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비용이 발생했다. 하지만 디지털 경제에서는 가격을 변경하는 데 수반되는 비용이 거의 없어 동적 가격을 실행하기 수월하다. 오프라인 매장도 전자가격표(ESL, Electronic Self Label)를 사용하면 온라인 채널과 연동해 순식간에 가격을 바꿀 수 있고 IT 시스템을 통해 중앙 관리가 가능하다.
동적 가격이 적용되는 대표적인 예는 경매다. 공급자와 수요자의 가격협상을 통해 상품의 가격이 매번 다르게 결정된다. 역경매도 해당되는데 잠재 수요자가 희망하는 서비스가 존재하는 가운데 복수의 공급자들이 제공 가능한 가격을 제시한다.
프라이스라인(Priceline)은 역경매 방식으로 호텔, 항공사의 가장 큰 고민을 해결한다. 다름 아닌 수요와 공급의 관리다. 고정비 비중이 높아 수요를 최대한 끌어 올려야 하는 업종들의 공통적인 골치거리다. 예를 들어 호텔의 경우 특정 일자에 팔지 못한 객실은 가치가 사라지게 된다. 그렇다고 호텔이 직접 땡처리를 하면 브랜드 이미지와 신뢰가 치명상을 입게 된다.
프라이스라인은 공급자가 브랜드 이미지에 손상을 입지 않으면서 남는 재고를 처리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고객이 지불할 용의가 있는 금액을 제시하면 공급자들이 서로 경합해 최종 가격이 결정된다. 동일한 상품의 가격이 경쟁 상황이나 수요 현황에 따라 다르게 책정된다. 수요자 또한 저렴한 가격으로 숙박 혹은 항공권을 구매할 수 있다. 이렇게 공급자와 수요자 모두에게 이윤을 극대화해주는 혁신적인 모델로 프라이스라인은 눈부신 성장을 했다.
우버(Uber)도 동적 가격을 사용하는 대표적 기업이다. 실시간으로 최적의 가격을 결정하기 위해 가격 책정 알고리즘을 활용한다. 이 알고리즘은 AI와 기계 학습을 바탕으로 경로의 시간과 거리, 교통량, 승객과 운전자의 수요와 같은 다양한 변수에 따라 가격을 다르게 책정해 이윤을 극대화한다. 예컨대 금요일과 토요일 밤, 퇴근시간, 출근시간, 큰 행사나 축제가 있는 날 같은 피크 시간대에는 높은 요금을 책정한다.
수요가 증가하면 우버는 더 많은 운전자가 참여하게 해 많은 승객 요청을 처리하도록 지원한다. 우버는 요금 인상을 통지하면서 운전자에게도 고지한다. 계속해서 차량 서비스를 요청하기로 결정하면 요금이 변경되었음을 알리는 알림이 앱에 표시된다. 더 많은 운전자가 도로에 올라오고 승차 요청이 접수되면 수요를 관리하기 쉬워지고 요금은 정상으로 돌아간다. 이런 방식은 모든 승차 요청을 처리할 수 있는 드라이버가 충분히 있는지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한편 승객이 긴급하게 이동해야 하거나 붐비는 날 빠르고 쉽게 라이드를 얻는 데 도움이 된다.
스위스 온라인 티켓 판매업체인 티켓코너(TicketCorner)는 데이터 분석에 기반한 동적 가격을 스키 티켓 판매에 적용해 좋은 효과를 얻었다. 스키 산업은 적설량 등 기상상황에 따라 수요 변동이 매우 크다. 이런 수요 변동성은 사업의 지속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2017년부터 2년동안 스위스의 적설량이 부족해 스키 리조트들이 불황을 겪게 되었다. 티켓코너는 적설량 등 다양한 변수들을 넣어 가격을 책정하는 솔루션을 도입했다. 좋은 날씨가 예상되어 수요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면 높은 가격을, 그렇지 못한 경우는 저가로 공급했다. 목표는 사전 판매를 늘리고 궁극적으로 전체 예매를 높여 수익을 극대화하는 것이었다. 동적 가격을 도입하기 이전 티켓코너의 시장점유율은 2% 수준이었다. 1년만에 10%로 성장하고 이듬해에는 20%로 성장했다. 2년만에 10배 성장이라는 놀라운 성과를 거둔 것이다.
이는 소비자와 공급자가 윈윈(Win-Win)할 수 있는 전략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날씨에 대한 리스크를 본인이 감당할 수 있으면, 즉 눈 상태가 좋지 않을 가능성이 있더라도 저렴한 가격에 끌리면, 기존 대비 저렴한 가격으로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다. 스키 리조트 입장에서는 매출을 최대한 미리 확보하고 이로 인해 리조트 회전율을 높여 수익을 높일 수 있다. 게다가 사전 판매를 통한 안정적인 매출 흐름 전망으로 그 해에 필요한 투자나 직원 고용 등을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여러 국가에서 자사 제품 온라인 스토어를 운영하면서 동적 가격을 활용한다. 경쟁 유통업체들의 가격 변동에 맞춰 자동으로 가격을 조정한다. 예컨대 대표적인 온라인 유통업체를 몇 개 선정하여 평균가격, 최저가 5% 이내, 최저가 보장 등으로 매일 변하는 가격에 대응한다. 온라인 스토어를 단순히 제품을 알리는 쇼케이스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매출을 창출하는 채널로 활용하는 것이다.
국내 프로야구도 동적 가격을 도입했다. 미국 메이저 리그의 경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2010년 동적 가격을 도입한 이후 많은 구단이 활용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NC 다이노스가 2022년 최초로 동적 가격을 채택했다. 모회사인 엔씨소프트의 AI 기술로 지난 2년간 축적된 데이터를 분석한 뒤, 경기가 진행되는 요일과 날씨, 상대팀, 상대팀 선발투수, 전적, 승률 등을 고려해 홈경기의 티켓 가격을 조정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정상급 투수가 선발 등판하거나, 지역 라이벌인 롯데 자이언츠나 삼성 라이온즈와 하는 경기는 티켓 값을 올린다. 그 반대의 경우라면 내리는 식이다. 관중을 가장 많이 끌어들이면서도 이윤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AI가 찾는다.
쿠폰도 동적 가격을 실행하는 효과적 수단이다. 일본의 스타트업 젠클러크(ZenClerk)는 온라인에서 방문자 행동을 0.05초 간격으로 수집하고 분석했다.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활용해 구입을 망설이는 소비자들에게 가장 적절한 시점에 할인쿠폰을 보내 구매를 유도했다. 이 서비스 도입 이후 주문 비율이 평균 1.4배 높아졌다. 미국의 슈퍼마켓 체인 크로거(Kroger)도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온라인 소비자들에게 최적화된 e쿠폰(e-coupon)이나 모바일 앱 특가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개인 맞춤형 가격을 제시했다. 그 결과 온라인 고객의 방문 횟수가 30% 이상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직원대상 온라인몰에서도 동적 가격을 적용하고 있다. 예컨대 S 기업 경우 직원들을 대상으로 자사 제품을 할인가에 제공하는 복지몰에서 이 전략을 사용한다. 실시간으로 인터넷 가격을 모니터링해 인터넷 최저가보다 저렴하게 가격을 책정한다. 만약 직원 할인가가 인터넷 최저가보다 비싸다면 복지몰의 기본 취지가 무색해지기 때문이다.
기업이 동적 가격을 이용할 때 주의해야 할 점들이 있다. 첫째, 가격 조정 알고리즘을 맹신해서는 안 된다. 때로는 알고리즘이 현실과 동떨어진 금액을 제시하기도 한다. 2011년 아마존에서 판매하는 책 가격이 2천4백만 달러로 책정된 적이 있다. 아마존의 동적 가격 알고리즘을 사용하는 두 서점 사이에 경쟁이 붙어 단 며칠 만에 가격이 천문학적으로 치솟았던 해프닝이다. 가격 의사결정을 무조건 알고리즘에 맡길 때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보여주는 사례다. 이런 경우 기업의 가격 체계 전반에 대한 고객의 신뢰가 추락할 수 있다.
우버도 유사한 사례가 있었다. 2017년 6월 3일 밤 10시경, 런던 브릿지 근처의 우버 운행료가 200% 넘게 뛰었다. 알고 보니 테러 공격 신고가 접수되면서 근처에서 주말 밤을 즐기던 수천 명의 사람들이 동시에 집으로 가려다 보니 우버 호출이 폭증한 것이다. 우버의 자동 가격 책정 알고리즘 때문이었다. 이런 경우 기업의 이윤만을 추구하는 수단으로 비판을 받을 수 있다. 둘째, 동적 가격이 출혈 전쟁을 유발하거나 브랜드 전략과 충돌할 위험을 고려해야 한다. 치열한 경쟁 상황에서 경쟁자들이 연쇄적으로 가격을 낮추면 덤핑으로 이어지고 모두 손해를 보는 사태가 올 수 있다. 원가 등을 고려한 최저 수준에 대한 지침이 있어야 할 것이다. 또한 가격 변동은 기업이 추구하는 브랜드 전략과 일치해야 한다. 브랜드 이미지나 품격을 중시하는 기업의 경우 가격을 지나치게 자주 변경하거나 너무 낮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셋째, 고객이 해당 정책으로 인해 피해를 보거나 부정적 인식을 갖지 않도록 세심히 설계해야 한다. 동적 가격은 분명 기업의 수익을 높여 줄 수 있는 유용한 도구다. 그러나 고객은 가격이 변하는 이유나 상품 가치에 대해 의문을 품을 수 있다. “가격이 어떻게 변하니?” 이런 의문에 대해 기업은 명쾌하게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 “가격은 변하는 거야, 왜냐하면 …”이라고.
고객에게 가격 변동의 당위성을 이해시키고 가격이 고객이 누리는 가치를 반영한다는 점을 알려야 한다. 예컨대 원가나 공급이 빈번하게 변하거나 유행에 민감한 상품의 경우, 고객은 가격 변동을 이해할 것이다. 가격 변동이 합리적이고 공정하다고 인식하는 고객들이 많을수록 동적 가격이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넷째, 책임 있는 조직에서 가격 책정의 기준선을 정해 모니터링해야 한다. 필요할 때는 자동 가격 책정을 재빨리 중단해 불필요한 갈등과 오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동적 가격이 기업에게 수익 증대를 가져올 뿐만 아니라 고객에게도 가치 증대를 주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시장 역동성의 핵심은 가격 결정이다. 그 중에서도 시장을 가장 역동적으로 만드는 가격이 동적 가격이다. 하지만 제대로 이해하고 적절하게 사용해야 한다. 기업 좋고 고객 좋은 전략이 되게.
동적 가격은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필수 요소가 되어 가고 있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시장 상황을 실시간 반영해 수학적 모형을 통해 매 순간 적절한 가격을 제공한다. 아마존은 고객 수요, 제품 원가, 재고 수준, 경쟁사 가격 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여 최적화된 가격을 제시하고 매출을 증진시킨다. 가격 정보가 온라인에서 투명하게 제공되니 고객은 여러 업체들의 가격을 비교하며 구매한다. 이는 고객의 이익도 극대화해 더 많은 고객들이 아마존을 이용하게 만들며 결과적으로 아마존의 이익도 함께 증가하게 된다.
아날로그 경제에서 가격을 변경하면 고객에게 보여주는 정보를 바꾸는 것부터 영업이익 계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비용이 발생했다. 하지만 디지털 경제에서는 가격을 변경하는 데 수반되는 비용이 거의 없어 동적 가격을 실행하기 수월하다. 오프라인 매장도 전자가격표(ESL, Electronic Self Label)를 사용하면 온라인 채널과 연동해 순식간에 가격을 바꿀 수 있고 IT 시스템을 통해 중앙 관리가 가능하다.
동적 가격이 적용되는 대표적인 예는 경매다. 공급자와 수요자의 가격협상을 통해 상품의 가격이 매번 다르게 결정된다. 역경매도 해당되는데 잠재 수요자가 희망하는 서비스가 존재하는 가운데 복수의 공급자들이 제공 가능한 가격을 제시한다.
프라이스라인(Priceline)은 역경매 방식으로 호텔, 항공사의 가장 큰 고민을 해결한다. 다름 아닌 수요와 공급의 관리다. 고정비 비중이 높아 수요를 최대한 끌어 올려야 하는 업종들의 공통적인 골치거리다. 예를 들어 호텔의 경우 특정 일자에 팔지 못한 객실은 가치가 사라지게 된다. 그렇다고 호텔이 직접 땡처리를 하면 브랜드 이미지와 신뢰가 치명상을 입게 된다.
프라이스라인은 공급자가 브랜드 이미지에 손상을 입지 않으면서 남는 재고를 처리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고객이 지불할 용의가 있는 금액을 제시하면 공급자들이 서로 경합해 최종 가격이 결정된다. 동일한 상품의 가격이 경쟁 상황이나 수요 현황에 따라 다르게 책정된다. 수요자 또한 저렴한 가격으로 숙박 혹은 항공권을 구매할 수 있다. 이렇게 공급자와 수요자 모두에게 이윤을 극대화해주는 혁신적인 모델로 프라이스라인은 눈부신 성장을 했다.
우버(Uber)도 동적 가격을 사용하는 대표적 기업이다. 실시간으로 최적의 가격을 결정하기 위해 가격 책정 알고리즘을 활용한다. 이 알고리즘은 AI와 기계 학습을 바탕으로 경로의 시간과 거리, 교통량, 승객과 운전자의 수요와 같은 다양한 변수에 따라 가격을 다르게 책정해 이윤을 극대화한다. 예컨대 금요일과 토요일 밤, 퇴근시간, 출근시간, 큰 행사나 축제가 있는 날 같은 피크 시간대에는 높은 요금을 책정한다.
수요가 증가하면 우버는 더 많은 운전자가 참여하게 해 많은 승객 요청을 처리하도록 지원한다. 우버는 요금 인상을 통지하면서 운전자에게도 고지한다. 계속해서 차량 서비스를 요청하기로 결정하면 요금이 변경되었음을 알리는 알림이 앱에 표시된다. 더 많은 운전자가 도로에 올라오고 승차 요청이 접수되면 수요를 관리하기 쉬워지고 요금은 정상으로 돌아간다. 이런 방식은 모든 승차 요청을 처리할 수 있는 드라이버가 충분히 있는지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한편 승객이 긴급하게 이동해야 하거나 붐비는 날 빠르고 쉽게 라이드를 얻는 데 도움이 된다.
스위스 온라인 티켓 판매업체인 티켓코너(TicketCorner)는 데이터 분석에 기반한 동적 가격을 스키 티켓 판매에 적용해 좋은 효과를 얻었다. 스키 산업은 적설량 등 기상상황에 따라 수요 변동이 매우 크다. 이런 수요 변동성은 사업의 지속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2017년부터 2년동안 스위스의 적설량이 부족해 스키 리조트들이 불황을 겪게 되었다. 티켓코너는 적설량 등 다양한 변수들을 넣어 가격을 책정하는 솔루션을 도입했다. 좋은 날씨가 예상되어 수요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면 높은 가격을, 그렇지 못한 경우는 저가로 공급했다. 목표는 사전 판매를 늘리고 궁극적으로 전체 예매를 높여 수익을 극대화하는 것이었다. 동적 가격을 도입하기 이전 티켓코너의 시장점유율은 2% 수준이었다. 1년만에 10%로 성장하고 이듬해에는 20%로 성장했다. 2년만에 10배 성장이라는 놀라운 성과를 거둔 것이다.
이는 소비자와 공급자가 윈윈(Win-Win)할 수 있는 전략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날씨에 대한 리스크를 본인이 감당할 수 있으면, 즉 눈 상태가 좋지 않을 가능성이 있더라도 저렴한 가격에 끌리면, 기존 대비 저렴한 가격으로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다. 스키 리조트 입장에서는 매출을 최대한 미리 확보하고 이로 인해 리조트 회전율을 높여 수익을 높일 수 있다. 게다가 사전 판매를 통한 안정적인 매출 흐름 전망으로 그 해에 필요한 투자나 직원 고용 등을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여러 국가에서 자사 제품 온라인 스토어를 운영하면서 동적 가격을 활용한다. 경쟁 유통업체들의 가격 변동에 맞춰 자동으로 가격을 조정한다. 예컨대 대표적인 온라인 유통업체를 몇 개 선정하여 평균가격, 최저가 5% 이내, 최저가 보장 등으로 매일 변하는 가격에 대응한다. 온라인 스토어를 단순히 제품을 알리는 쇼케이스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매출을 창출하는 채널로 활용하는 것이다.
국내 프로야구도 동적 가격을 도입했다. 미국 메이저 리그의 경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2010년 동적 가격을 도입한 이후 많은 구단이 활용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NC 다이노스가 2022년 최초로 동적 가격을 채택했다. 모회사인 엔씨소프트의 AI 기술로 지난 2년간 축적된 데이터를 분석한 뒤, 경기가 진행되는 요일과 날씨, 상대팀, 상대팀 선발투수, 전적, 승률 등을 고려해 홈경기의 티켓 가격을 조정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정상급 투수가 선발 등판하거나, 지역 라이벌인 롯데 자이언츠나 삼성 라이온즈와 하는 경기는 티켓 값을 올린다. 그 반대의 경우라면 내리는 식이다. 관중을 가장 많이 끌어들이면서도 이윤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AI가 찾는다.
쿠폰도 동적 가격을 실행하는 효과적 수단이다. 일본의 스타트업 젠클러크(ZenClerk)는 온라인에서 방문자 행동을 0.05초 간격으로 수집하고 분석했다.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활용해 구입을 망설이는 소비자들에게 가장 적절한 시점에 할인쿠폰을 보내 구매를 유도했다. 이 서비스 도입 이후 주문 비율이 평균 1.4배 높아졌다. 미국의 슈퍼마켓 체인 크로거(Kroger)도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온라인 소비자들에게 최적화된 e쿠폰(e-coupon)이나 모바일 앱 특가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개인 맞춤형 가격을 제시했다. 그 결과 온라인 고객의 방문 횟수가 30% 이상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직원대상 온라인몰에서도 동적 가격을 적용하고 있다. 예컨대 S 기업 경우 직원들을 대상으로 자사 제품을 할인가에 제공하는 복지몰에서 이 전략을 사용한다. 실시간으로 인터넷 가격을 모니터링해 인터넷 최저가보다 저렴하게 가격을 책정한다. 만약 직원 할인가가 인터넷 최저가보다 비싸다면 복지몰의 기본 취지가 무색해지기 때문이다.
기업이 동적 가격을 이용할 때 주의해야 할 점들이 있다. 첫째, 가격 조정 알고리즘을 맹신해서는 안 된다. 때로는 알고리즘이 현실과 동떨어진 금액을 제시하기도 한다. 2011년 아마존에서 판매하는 책 가격이 2천4백만 달러로 책정된 적이 있다. 아마존의 동적 가격 알고리즘을 사용하는 두 서점 사이에 경쟁이 붙어 단 며칠 만에 가격이 천문학적으로 치솟았던 해프닝이다. 가격 의사결정을 무조건 알고리즘에 맡길 때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보여주는 사례다. 이런 경우 기업의 가격 체계 전반에 대한 고객의 신뢰가 추락할 수 있다.
우버도 유사한 사례가 있었다. 2017년 6월 3일 밤 10시경, 런던 브릿지 근처의 우버 운행료가 200% 넘게 뛰었다. 알고 보니 테러 공격 신고가 접수되면서 근처에서 주말 밤을 즐기던 수천 명의 사람들이 동시에 집으로 가려다 보니 우버 호출이 폭증한 것이다. 우버의 자동 가격 책정 알고리즘 때문이었다. 이런 경우 기업의 이윤만을 추구하는 수단으로 비판을 받을 수 있다. 둘째, 동적 가격이 출혈 전쟁을 유발하거나 브랜드 전략과 충돌할 위험을 고려해야 한다. 치열한 경쟁 상황에서 경쟁자들이 연쇄적으로 가격을 낮추면 덤핑으로 이어지고 모두 손해를 보는 사태가 올 수 있다. 원가 등을 고려한 최저 수준에 대한 지침이 있어야 할 것이다. 또한 가격 변동은 기업이 추구하는 브랜드 전략과 일치해야 한다. 브랜드 이미지나 품격을 중시하는 기업의 경우 가격을 지나치게 자주 변경하거나 너무 낮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셋째, 고객이 해당 정책으로 인해 피해를 보거나 부정적 인식을 갖지 않도록 세심히 설계해야 한다. 동적 가격은 분명 기업의 수익을 높여 줄 수 있는 유용한 도구다. 그러나 고객은 가격이 변하는 이유나 상품 가치에 대해 의문을 품을 수 있다. “가격이 어떻게 변하니?” 이런 의문에 대해 기업은 명쾌하게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 “가격은 변하는 거야, 왜냐하면 …”이라고.
고객에게 가격 변동의 당위성을 이해시키고 가격이 고객이 누리는 가치를 반영한다는 점을 알려야 한다. 예컨대 원가나 공급이 빈번하게 변하거나 유행에 민감한 상품의 경우, 고객은 가격 변동을 이해할 것이다. 가격 변동이 합리적이고 공정하다고 인식하는 고객들이 많을수록 동적 가격이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넷째, 책임 있는 조직에서 가격 책정의 기준선을 정해 모니터링해야 한다. 필요할 때는 자동 가격 책정을 재빨리 중단해 불필요한 갈등과 오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동적 가격이 기업에게 수익 증대를 가져올 뿐만 아니라 고객에게도 가치 증대를 주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시장 역동성의 핵심은 가격 결정이다. 그 중에서도 시장을 가장 역동적으로 만드는 가격이 동적 가격이다. 하지만 제대로 이해하고 적절하게 사용해야 한다. 기업 좋고 고객 좋은 전략이 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