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미국 자동차시장 주류로…저비용 힘입어 보급 확산"

충전소 부족이 최대 약점

전기차가 이제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주류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3일(현지시간) 진단했다.

전기차는 당초 주로 캘리포니아주에 사는 부유하고 환경을 생각하는 첨단기술 애호가들이 선택했으나, 이제는 유지비가 적은 이점에 전기차를 선택한 소비자들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자동차 정보업체 콕스 오토모티브 자료에 따르면 전기차 판매량은 올해 들어 9월까지 작년 동기보다 70% 급증했다.

전통적인 자동차·트럭 판매는 같은 기간 15% 감소했다
2021년 전기차 구매자는 2019년보다 여성 비중이 더 커졌고 더 젊어졌다.

휘발유 차가 여전히 신차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전기차의 신차 판매 점유율은 올해 들어 9월까지 5.6%로 작년 같은 기간(2.9%)의 두 배 가까이로 상승했다.

만약 반도체와 배터리, 다른 부품 등의 부족으로 전기차 생산이 제한되지 않았더라면 전기차 시장 성장률은 더욱 높았을 것이라고 NYT는 추정했다.

또 전기차 사용 비율이 더 높아지려면 닛산 '리프'나 쉐보레 '볼트'처럼 더 저렴한 전기차가 많아져야 할 것으로 NYT는 관측했다.

NYT가 홈페이지에서 전기차 구매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3천 명이 넘는 응답자가 전기차 구매 이유에 대해 기후 변화를 우려해서이기도 하지만, 휘발유 차량에 비해 적은 유지비에 강하게 끌렸다고 답했다.

특히 운전자 집 지붕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을 통해 생산된 전기로 자동차를 충전하는 경우 충전비는 더욱 줄어든다.

차량 가격이 비슷한 휘발유 차량보다 더 비싸도 구매자들은 전기차가 더 경제적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캐나다 뉴브런즈윅주에 사는 트레이시 미어시 씨는 한 달에 3천 마일(약 4천828㎞)을 운전하는데, 지난해 1월 테슬라 모델3 차량을 7만 캐나다달러(약 6천960만원)에 구매해 사용하면서 한 달에 600캐나다 달러(약 59만원)를 절약한다고 계산했다.

전기차 사용의 가장 큰 단점은 충전소가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동·서해안의 도시 지역을 벗어나면 충전소가 거의 없고 그마저도 서로 멀리 떨어져 있다.

예를 들어 노스다코타주에는 10분∼1시간 내로 차량을 완전히 충전할 수 있는 급속 충전기가 19대밖에 없다.

가정용 충전기로는 전기차 배터리를 충전하는 데 하룻밤이 걸린다.

오하이오주에 사는 루스 밀리건 씨의 경우 지난 8월 자신의 폭스바겐 ID.4 전기차로 4시간 거리인 미시간주립대까지 딸을 태워 가려고 했고, 운행하는 도중 어디서 충전해야 하는지를 미리 계산했다.

그러나 짐이 많은데다 키가 6피트 4인치(약 193㎝)인 남편을 태워 배터리가 더 빨리 소모되리라는 것을 생각하지 못했고, 운전한 지 2시간도 되지 않아 배터리가 방전되기 전에 계획한 충전소에 도착하지 못할 것임을 깨달았다.

고속도로를 벗어나 근처 마을로 들어갔지만, 그 마을에 있던 네 개의 충전기 모두 잠겨있거나 테슬라만 충전할 수 있는 등 사용할 수 없는 상태였다.

결국 그의 가족은 그날 호텔에서 계획에 없던 숙박을 하고 렌터카인 밴 차량으로 남은 여행을 마무리해야 했다.

일부 전기차 소유자들은 이 같은 불편을 피하려고 휘발유 차량도 함께 갖고 있다.

집에 충전시설이 있는 주택 거주자에게는 충전이 별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지만, 미국인 수백만 명이 개인 충전 시설이 없는 아파트에 살고 있다는 것도 한계점이다.

또 전기차 충전소에 쉴 곳이 부족하고 안전하지 않게 느껴진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같은 단점에도 전기차 소유주들은 전기차 구매를 추천한다고 말한다.

로스앤젤레스(LA)에 사는 아리아나 스턴 씨는 전기차가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게 해줬다면서 "내 상황에 있는 사람에게는 거리낌 없이 전기차를 추천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