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올해 기록적으로 많은 미사일을 쏘며 도발하는 것은 미국과 중국, 러시아가 대치하는 '신냉전' 양상을 기회라고 감지했기 때문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크라전·미중갈등 속 北도발…"김정은, '신냉전'서 기회 감지"
NYT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핵무기 사용을 시사하고 미중 관계는 악화해 세계의 불안정성이 높아진 지금보다 북한 입장에서 무기를 실험하고 도발하기 좋은 시기는 없다고 분석했다.

이성현 조지 부시 미·중 관계재단 선임연구원은 "북한은 원하는 대로 쏘고 원하는 대로 실험하고 있지만, 미국이나 한국이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은 시기"라고 말했다.

실제 이달 4일 북한의 전례 없는 고강도 미사일 도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가 열렸지만, 거부권을 보유한 중국과 러시아의 비협조로, 새로운 대북 제재는 추진할 수 없었다.

NYT는 북한 지도자 김정은은 지정학적 조류가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해 9월 최고인민회의 연설에서 국제 정세 변화의 주요 특징으로 '신냉전'을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NYT는 북한이 이런 상황 전개를 보면서 자신의 전략적 가치를 키우면 과거 냉전 시절처럼 중국과 러시아의 군사, 경제적 지원을 받게 될 것이라는 희망도 품게 됐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전했다.

게다가 북한은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과 외교적 협상에 나서면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만남을 가진 데서 알 수 있듯이 강대국을 경쟁시키는 게임에도 능숙하다고 NYT는 덧붙였다.

다만 NYT는 올해 북한의 기록적인 도발은 고조된 불안감의 반영일 수도 있다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있다고 전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김정은은 돈이 많이 드는 미국과의 장기간 대치를 감당할 수 없고 그래서 빨리 돌파구를 찾고자 모든 것을 동원하는 것"이라며 "벼랑 끝 전술에 의지하는 북한의 전형적인 모습"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