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국 정상, 프놈펜서 릴레이 회담…박근혜 정부 워싱턴 연쇄회담 이후 처음
일본과 '지소미아' 사실상 정상화 수순…대만·우크라 언급하며 중·러 견제
한미일, 6년7개월만의 '3각 연쇄회담'…대북 압박 최고조(종합)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3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3각 연쇄회담을 통해 대북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북한의 전방위 도발 속 제7차 핵실험까지 임박한 것으로 관측되며 한반도 주변 긴장이 치솟자, 3각 공조를 바탕으로 정상 차원의 강력한 대북 압박에 나선 것이다.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 마지막 날인 이날 오후 프놈펜의 한 호텔에서는 미일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한일, 한미, 한미일 정상회담이 연달아 개최됐다.

한미일 정상이 한날 한자리에서 릴레이 회동한 것은 좀처럼 보기 힘든 일이다.

박근혜 정부 때인 2016년 3월 31일 미 워싱턴에서 한미, 한미일, 미일, 한일 정상회담을 잇달아 개최한 지 6년7개월만이다.

최대 관심은 한미일 정상회담에 집중됐다.

지난 6월 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가 개최된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4년 9개월 만에 대좌한 한미일 정상은 약 4개월 만에 다시 마주 앉았다.

북한발 위협이 그때보다 한층 고조된 상황에서 3국 정상의 재회동 자체가 강력한 대북 경고 메시지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미일, 6년7개월만의 '3각 연쇄회담'…대북 압박 최고조(종합)
3개국 정상은 이번 회담을 통해 북핵·미사일에 대한 3각 공조를 재확인하는 한편, 전례 없는 빈도로 도발을 이어가는 북한에 대한 강력한 경고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이들 정상은 회담 직후 최초로 포괄적인 성격의 3국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그만큼 세 나라의 안보 협력이 전례없이 높은 수준으로 강화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됐다.

정상들은 성명을 통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공약을 재확인한다"며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할 경우 국제사회의 강력하고 단호한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대한민국과 일본에 대한 미국의 방위 공약은 철통 같으며, 핵을 포함해 모든 범주의 방어 역량으로 뒷받침되고 있다"면서 '핵우산'을 거론했다.

3국 정상은 또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기로 했다.

이로써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이 사실상 정상화 수순을 밟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징용 판결에 대한 사실상의 보복으로 한국에 수출규제를 가했고, 전임 문재인 정부는 이에 대응해 일본에 지소미아 종료를 통보했다가 그 효력을 정지시켜 지소미아의 법적 지위가 불안정한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한미일 정상회담에서는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공동 인식도 언급됐다.

3국 정상은 먼저 "대만 관련 기본 입장에 변화가 없다"며 "국제사회의 안보와 번영에 필수 요소로서 대만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표현은 최근 3연임을 확정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대만에 대한 통일 의지를 거듭 피력한 가운데 3국이 함께 중국의 무력 사용을 견제하는 취지로 해석됐다.

역내 중국의 공세적 부상을 견제 중인 미국 측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도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한미일, 6년7개월만의 '3각 연쇄회담'…대북 압박 최고조(종합)
이밖에 러시아에 대한 강도 높은 규탄도 공동성명에 담겼다.

성명에서 "국제질서의 근간을 뒤흔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잔혹하고 정당화될 수 없는 침략전쟁에 대항하여 우크라이나와 함께한다는 의지를 확인한다"고 밝힌 것이다.

한편, 대통령실은 미일 정상이 윤 대통령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지지하고 삼각 공조를 강화하기로 한 점을 특별히 부각했다.

대통령실은 이번 회담의 성과에 대해 보도자료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가 우리의 독자적인 인태전략 발표에 환영의 뜻을 표하고, 향후 긴밀히 협력해나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