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명단 발표 하루 전날 불의의 부상으로 생애 첫 월드컵 출전 기회를 놓친 수비수 박지수(28·김천 상무)가 아쉬움을 감추지 않으면서도 벤투호를 뜨겁게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박지수는 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12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발표한 26명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최종명단에 들지 못했다.

중앙수비수인 박지수는 전날 경기도 화성종합경기타운 주경기장에서 열린 아이슬란드와 친선경기(한국 1-0 승)에 선발로 나섰으나, 전반 44분 그라운드를 떠났다.

상대 선수와 볼 경합 과정에서 발목을 다친 뒤 들것에 실려 나온 박지수는 스태프에게 업혀 라커룸으로 향했다.

박지수는 12일 오전 검사에서 발목 인대가 파열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벤투호에서 처음 국가대표 데뷔전을 치르고 4년 동안 준비해온 박지수의 생애 첫 월드컵 출전 꿈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아이슬란드전에서 박지수 대신 교체 투입된 조유민(대전하나시티즌)은 월드컵 최종명단에 포함됐다.

물론 박지수가 부상이 아니었다 하더라도 벤투 감독이 그를 선택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다만, 벤투 감독은 명단 발표 후 질의응답 시간에 박지수가 부상이 아니었으면 최종명단에 뽑혔을 가능성이 있었다고 밝혔다.

박지수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아이슬란드전 선발 출전선수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는 자신의 심경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먼저 경기 후 팬들의 많은 응원 메시지에 감사 인사를 전한 박지수는 "2018년 처음 국가대표로 발탁된 이후 월드컵을 위해 제 모든 것을 쏟았다"면서 "그러나 오늘 오전 발목 인대 파열 진단을 받아 너무나 아쉽지만 월드컵 무대에 함께 하지 못하게 됐다"고 적었다.

이어 "모든 선수가 꿈꾸는 최고의 무대에 서기 위해 지난 4년의 시간 속에서 무수히 많은 땀방울을 흘렸기에 갑작스러운 부상이 너무나 아쉽기만 하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박지수는 대표팀과 동료들에 대한 애정으로, 발목보다 더 아픈 마음을 추슬렀다.

그는 "저는 팬이자 친구로 돌아가 대표팀을 응원할 것"이라면서 "저만큼이나 저희 동료들 또한 간절하게 이번 월드컵을 준비했다.

그들이 얼마나 많은 땀을 흘렸는지 알기에 누구보다 뜨겁게 응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고는 "다가오는 2023시즌은 물론 다시 한번 태극마크를 달 수 있도록, 아울러 늘 성원해주시는 팬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지금 보다 더 좋은 선수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