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IPO 프리보드 시간입니다.

의약품 개발에 있어 임상을 대행하는 업체인 디티앤씨알오가 내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합니다.

또, 코스닥 상장을 준비중인 임상대행업체들의 동향과 관련해 양재준 기자와 알아 보겠습니다.

앞서 언급했지만, 디티앤씨알오에 이어 동종업계에서 어떤 기업들이 상장을 준비하고 있나요?

<기자> 내일(11일) 임상대행기관 즉 CRO업체인 디티앤씨알오가 코스닥시장에 입성합니다.

디티앤씨알오는 당초 공모 희망가를 2만2천원에서 2만5천원을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달 26일과 27일 실시한 기관투자가 수요예측을 통해 밴드 하단선보다 20% 이상 낮은 1만 7천원으로 공모가격이 결정됐습니다.

바이오업계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된 영향도 있지만, 임상대행기관의 향후 성장성에 대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됩니다.

동종업계인 바이오인프라는 다음 주 16일과 17일 기관투자가 수요예측을 통해 이르면 이번 달 코스닥시장에 상장될 예정입니다.

또, 올해 1월 상장을 철회했던 한국의약연구소도 지난 달 코스닥 상장을 위한 예비 심사를 다시 청구했으며, 클립스비엔씨도 기업공개 작업을 준비중입니다.

<앵커> 임상대행기관들이 상장을 진행하거나 준비하는 기업들이 4곳이나 되네요.

그런데 이처럼 CRO업체들이 상장을 서두르는 것과 관련해 제약바이오업계에서 이런저런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면서요?

<기자> 가장 이슈가 되는 것은 정부의 정책 변화와 특허가 만료되는 대형 품목의 감소에 따른 영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난 3~4년간 임상대행기관들은 흔히 말하는 블록버스터급 대형 의약품의 특허 만료에 따라 복제약들이 출시되면서 재미를 톡톡히 봤습니다.

내일 상장 예정인 디티앤씨알오 역시 최근 3개년간 연평균성장율(CAGR)은 76%에 달했습니다.

복제약이 출시되기 위해서는 생동성 시험,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을 거쳐야 하는데, 임상대행기관들이 이를 수행하면서 성장했습니다.

그런데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생동성시험에 대해 1건당 최대 4개의 복제약(제네릭)에 대해서만 허가를 내주는 '1+3 공동생동 제한법'을 시행하면서 중소 제약사들의 입지가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식약처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7월까지 생동성을 인정받은 의약품은 173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 469개보다 63% 줄었습니다.

또, 내년부터 특허가 만료된 대형 의약품이 줄어든 것도 영향이 있지만, 제약사들의 생동성시험 인정 의약품 출시가 줄어든 것 역시 향후 임상대행기관들의 고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앵커> 앞서 임상대행기관들의 성장성 우려에 대한 얘기를 짚어 주셨는데, 이에 대해 임상대행기관 업체들도 또다른 제도 변화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주장들도 나오고 있다면서요?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임상대행기관들은 또 다른 제도적 변화를 이용해 성장성 논란을 비껴가겠다는 입장입니다.



보건복지부는 내년 7월부터 보험급여에 등재된 기존 의약품에 대해 자체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자료 또는 임상시험 수행을 입증하는 자료를 제출하는 임상재평가를 실시할 예정입니다.

제약사 입장에서는 임상재평가를 하지 않을 경우 건강보험 급여를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자료를 제출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될 경우 제약사들이 기존에 건강보험 급여를 받았던 의약품들에 대해 생동성 임상시험을 늘릴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앵커> 임상대행기관들의 이슈들을 살펴 봤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임상대행기관들이 동물실험실을 확대하면서 수익성에 대한 예기들도 나오고 있다면서요?

<기자> 앞서 말씀드린 임상대행은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CRO부문이고, 지금 말씀드리는 임상대행은 동물을 대상으로 하는 전임상 혹은 비임상 CRO부문입니다.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노터스를 비롯해 바이오톡스텍, 그리고 내일 상장하는 디티앤씨알오 등이 동물실험실 증설에 나서고 있습니다.

그동안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 등을 위해 최근 3년간 제약사와 바이오업체들이 동물실험인 전임상시험 의뢰를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와 관련된 임상대행이 많이 줄어들고, 바이오업계 역시 자금 조달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 이르게 되면서 신약후보물질 개발에 있어 우선순위 조정에 들어간 기업들이 많습니다.

이로 인해 내년 1분기이후 지난 3~4년간 고성장세를 보였던 CRO업계도 실적 옥석가리기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양재준 선임기자 jjyang@wowtv.co.kr
3년 호황 누린 CRO, 상장 서두른다 [IPO 프리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