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제 제외 과천·성남·하남·광명은 "실망스럽고 불공평" 불만

정부가 10일 서울, 과천, 성남(분당·수정), 하남, 광명을 제외한 전 지역에 대해 부동산규제를 해제하자 경기도내 해제대상 지역에서는 침체한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기대하며 일제히 환영했다.

그러나 이번 규제 해제 대상에서 빠진 도내 4개 지자체와 해당 지역 부동산업계는 "왜 우리 지역만 규제를 받아야 하느냐, 불공평하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부동산 규제 해제 경기지역 지자체 "환영"…당장 효과는 "글쎄"
정부는 이날 오전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제3차 부동산관계장관회의에서 규제지역 추가 해제를 발표했다.

경기도에서는 수원, 안양, 안산 단원, 구리, 군포, 의왕, 용인 수지·기흥, 동탄2 등 9곳이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됐고, 고양과 안산 등 22곳이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됐다.

최근 부동산경기 침체로 주택가격 하락 등에 대해 걱정이 컸던 해제 대상 지역 자치단체와 주민들은 "다행스럽다"는 반응이다.

안산시 홍석효 주택과장은 "이번 규제 해제로 주택거래가 작년보다 절반 가까이 급락하고 주택가격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안산지역의 침체한 부동산 경기를 되살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안산상록구지회 정성기 지회장은 "이번 규제 소식을 듣고 우리 지회원들이 다들 좋아하고 있다"면서 "3기 신도시 장상지구 토지보상비의 투자처가 없었는데 이번 규제 완화로 부동산 시장에 유입되면 업계가 활기를 되찾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화성지역 부동산 업계도 동탄2신도시가 이번에 규제 해제 대상에 포함되자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번 규제 완화 조치로 당장 부동산 거래가 회복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동탄2신도시 한 공인중개사는 "이번 규제 해제는 나름대로 부동산시장에 긍정적인 시그널이라고 보고 있다"면서도 "금리가 높아 당장 시장에서 효과가 나타나기 어렵기 때문에 한 달여간 거래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수지구와 기흥구가 4년 만에 규제에서 벗어난 용인지역도 침체한 부동산 경기가 어느 정도 되살아날 것으로 기대한다.

용인시 관계자는 "이번 규제 완화가 고금리 상태에서 당장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모르나 장기적으로는 부동산 경기 활성화의 밑거름이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규제 지역에서 벗어난 수원시의 부동산 시장은 거래 활성화를 기대하면서도 집값이 급반등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부동산 규제 해제 경기지역 지자체 "환영"…당장 효과는 "글쎄"
수원시의 한 공인중개사는 "규제 해제 소식을 들은 집주인들이 아침부터 '매수자가 생길 것 같으니 잘 팔아달라'는 문자를 보내고 있다"며 "규제에서 해제돼도 금리가 아직 높으니까 집값이 급반등하지는 않을 것 같은데 기존보다 거래는 늘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규제 해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과천, 성남, 하남, 광명시와 이 지역 부동산업계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재개발·재건축이 활발히 진행되거나 신도시 개발이 예정된 곳들이라 투기발생 가능성이 있어 이번 규제 해제 혜택을 받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길우 전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분당지회장은 "재건축 문제가 첨예한 곳까지 규제를 풀면 부동산시장이 과열될 수 있다고 정부가 판단한 것 같다"면서 "부동산 거래 자체가 안 되는 상황에서 나온 정부 대책이라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번 해제 조치로 분당·수정·중원 등 3개 구 가운데 중원구 지역만 조정대상지역에서 풀린 성남시는 "정부의 주거정책심의위원회가 여러 요인을 검토해 해제 대상을 정한 것으로 안다"며 별다른 견해를 내놓지 않았다.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 분양가상한제 적용지역 등 '삼중 규제'를 받는 광명시도 각종 규제가 유지된 것에 매우 실망스럽다는 입장이다.

광명시 관계자는 "서울과 인접하고, 3기 신도시 개발이 예정된 광명시는 투기발생 우려가 있어 이번 규제 해제에서 빠진 것으로 분석된다"면서도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규제가 유지되는 과천시 부동산 시장은 이번 정부의 결정을 예상했음에도 아쉽다는 반응이다.

부동산 규제 해제 경기지역 지자체 "환영"…당장 효과는 "글쎄"
과천시의 한 공인중개사는 "과천은 서울이 부동산 규제 지역으로 묶일 때 같이 묶인 이후로 계속 유지되고 있어 이번에도 큰 기대는 안 했다"면서도 "과천의 집값이 계속 내려가는 상황으로 과천의 규제도 풀어줘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역시 규제 해제 대상에서 제외된 하남시는 아파트 거래 상황 등을 지속해서 모니터링해 법적 타당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투기과열지구 및 조정대상지역 해제를 정부에 건의하겠다는 입장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