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경상수지가 한 달 만에 흑자 전환했다. 전월 대비로 수출이 줄었지만 수입이 더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간신히 흑자를 냈다. 해외 생산기지에서 이뤄지는 수출(중계무역순수출)도 둔화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의 영향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국제수지(잠정) 통계에 따르면 9월 경상수지는 16억1000만달러(약 2조2508억원) 흑자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달(105억1000만달러)보다 88억9000만달러 감소했다. 흑자폭은 7월(7억9000만달러)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저조했다.

수출은 570억9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4억2000만달러(0.7%) 감소했다. 2020년 10월(-3.5%) 후 23개월 만의 감소다. 전월 대비로는 1억9960만달러 줄었다.

한국에서 수출되는 통관수출은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해외법인의 수출인 중계무역순수출은 크게 둔화했다. 9월 중계무역순수출은 15억3380만달러로 1년 전(21억9220만달러)보다 42.9% 급감했다. 한은 관계자는 “중계무역순수출은 3분기까지만 해도 양호했는데 정보기술(IT) 경기가 하강하고 글로벌 수요가 줄어들어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수입은 전년 동월 대비 86억3000만달러 늘어난 565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전월 대비로는 국제 유가 하락에 힘입어 51억5000만달러 줄었다.

상품수지는 4억9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3개월 만의 흑자 전환이다. 1년 전과 비교하면 흑자 규모는 90억6000만달러 감소했다. 한은은 에너지 수입을 제외한 무역수지는 상당 폭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너지 제외 무역수지는 올해 상반기 월평균 129억달러 흑자다. 이는 △2019년 월평균 123억달러 △2020년 98억달러 △2021년 118억달러와 비교해도 양호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황상필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올해 3분기에도 월평균 122억달러 흑자를 낸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당분간 경상수지가 개선되기는 힘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수출이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겨울철을 맞아 에너지 소비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9월에도 수입액 가운데 가스(165.1%) 원유(57.4%) 석탄(32.9%) 등 에너지 수입이 급증했다. 황 국장은 “향후 경상수지는 중국의 방역 완화, 글로벌 성장세 등에 좌우될 텐데 불확실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