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평통 주최 베를린 통일 대화 및 청년 콘퍼런스

동서독을 가르던 베를린 장벽 붕괴 이후 33년 만에 동서독 청년 간 정체성 차이가 거의 사라졌다는 진단이 나왔다.

"베를린장벽 붕괴 33년…동서독 청년간 정체성 차이 해소"
미하엘 호프만 독일 예나대 교수는 지난 5일(현지시간) 저녁 베를린 훔볼트 카레에서 주독일 대한민국 대사관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베를린지회 주최로 열린 통일 대화 및 청년 콘퍼런스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날 1989∼1990년 전환기 청년들의 통일독일과 관련한 주제발표에서 "1989년 베를린 장벽 붕괴 당시 청년 이하 세대 중에도 14∼24세였던 청소년 및 청년 세대와 6∼13세였던 어린이 세대 간에는 차이가 있었다"고 말했다.

베를린장벽 붕괴 당시 14∼24세(1965∼1975년생) 세대는 통일이 가져다준 실제 기회의 수혜자였고, 실제로 인생 행로도 더 나았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당시 6∼13세(1976~1983년생) 세대는 가정에서 부모가 실직하는 등 혼란기를 겪으면서, 어린 시절을 잃어버렸으며, 일부는 극단적인 청년문화에 가담해 테러에 나서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베를린 장벽 붕괴 이후 33년이 지난 최근에는 동서독 청년 간 거의 동조화가 돼서 정체성 차이가 거의 사라졌다"면서 "서독 지역에서 태어난 청년이 아무 편견 없이 대학을 동독 지역으로 가기도 하고, 동독지역 청년이 서독에 취업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남북한 청년 간에도 차이가 크고, 통일될 경우 이런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지만, 동서독 청년 간의 차이처럼 시간이 흐르면 해소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베를린장벽 붕괴 33년…동서독 청년간 정체성 차이 해소"
이른바 장마당 세대로 탈북 후 북한 음식을 제조·유통하는 스타트업을 창업한 제시키친 제시킴 대표는 이날 남북통일이 된다면, 탈북민을 남한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를 묻는 한 베를린 청년의 질문에 "탈북민으로 한국 사회에 정착하기 위해서는 아메리칸드림을 좇아 미국으로 이주한 경우 등과 마찬가지로, 내가 어떤 행동을 해서 이사회에 정착할까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그는 "내 마음이 바뀌어야 가시가 돋친 말을 들어도, 너무 잘해주는 사람을 만나도 개별적인 차이로 인식할 수 있게 된다"고 덧붙였다.

역시 장마당세대 탈북민인 문사무엘 남북하나재단 대리는 "남한 여성과 결혼해 부부싸움을 하다 보면 남북한 간 차이가 크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면서 "우리 부부가 서로 좋아서 결혼한 것처럼 남북한이 서로 원해서 통일을 하게 된다면 서로 다르다고 인정하고 서로 많이 알아가는 게 필요하다.

서로에게 소통의 방식을 개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베를린의 한국과 독일 청년 58명이 참석했다.

"베를린장벽 붕괴 33년…동서독 청년간 정체성 차이 해소"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