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2020년 3월부터 운항 단절…4일 승객 128명 첫 입국
개점 휴업 상태 부산항여객터미널 활기, 해운관광업계도 반색
한일 여객선 2년 8개월 만에 운항 재개…부산관광 활력 기대
코로나19 사태로 끊어졌던 한일 바닷길 운항이 2년 8개월 만에 재개되며 첫 국제여객선이 4일 부산항에 들어왔다.

4일 오후 1시 40분께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입국장에는 일본 후쿠오카에서 출발한 JR큐슈고속선 퀸비틀호를 타고 부산에 들어온 일본인 승객들이 하나둘씩 모습을 나타냈다.

이날 입국한 128명의 승객은 일본인 관광객이 주를 이뤘고 후쿠오카에서 거주하던 한국 교민이나 비즈니스 출장을 온 일본인들도 꽤 있었다.

일본 관광객들은 이날 부산항에 오래간만에 입항하는 한일 여객선을 촬영하기 위해 몰려든 취재진을 향해서 손을 흔드는 등 들뜬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부산항만공사와 부산관광공사는 2년 8개월 만에 부산항으로 입국하는 일본 관광객을 위해 당초 꽃다발 증정식 등 환영 행사를 계획했지만, 이태원 참사로 행사를 취소했다.

입국장에서 만난 한 30대 일본인 관광객은 "관광을 하고 일요일에 다시 배를 타고 후쿠오카로 돌아갈 예정"이라면서 "3년 만에 부산에 왔는데 다시 오게 돼서 너무 좋고 앞으로도 자주 와서 놀고 싶다"고 말했다.

40대 일본인 관광객도 "친구와 같이 왔는데 남포동과 해운대를 둘러보고, 카지노에도 갈 계획"이라면서 "부산 관광이 처음이라 기대된다"고 밝혔다.

후쿠오카에 거주하는 아들 부부가 첫 배를 타고 온다는 연락을 받고 입국장에서 기다리던 60대 부부도 "배가 뜬다고 해서 아들 부부가 손녀 3명을 다 데리고 오랜만에 부산에 왔다"면서 "예전에 운임이 비행기보다는 싼 배를 타고 후쿠오카를 다섯 번 정도 가곤 했는데 그동안 뱃길이 끊겨 아쉬웠다"고 소감을 전했다.

일본 노선 단절로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였던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에도 이날 모처럼 활기가 돌았다.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은 일본 시모노세키, 하카다, 오사카, 대마도 등 일본을 오가는 노선밖에 없었기 때문에 한일 뱃길이 막힌 이후 사실상 폐쇄 상태에 있었다.

이날은 일본 관광객을 맞이하고자 터미널 내 편의점과 카페, 환전센터, 관광안내소 등에도 오래간만에 불이 켜졌다.

입점 업체 중 폐점을 한 곳도 눈에 띄어 그동안의 어려움을 짐작하게 했지만, 터미널 관계자들은 향후 상황이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었다.

여객터미널 관계자는 "관광객이 한꺼번에 이전처럼 회복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예전 수준으로 회복되는 데는 6개월에서 1년가량 걸릴 것으로 본다"면서 "그래도 터미널이 예전처럼 다시 북적거릴 수 있다고 생각하니 다행"이라고 말했다.

JR큐슈고속선 관계자도 "매일 운항을 못 하고 당분간은 주말만 운항하게 되겠지만, 운항을 재개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항공을 통한 관광도 문제없이 이뤄지고 있으니 항만도 모두 정상 운영될 것으로 기대하면서 부산 해운관광업계에 다시 활력이 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