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쿠르상 심사위원단은 3일(현지시간) 알제리에서 태어나 프랑스 리옹에서 자란 지로가 내놓은 자전적 소설에 상을 주기로 했다고 일간 르몽드, 프랑스 텔레비지옹 방송 등이 전했다.
지로가 지난 8월에 펴낸 14번째 작품은 1999년 6월 남편 클로드 지로가 우연한 오토바이 사고로 세상을 떠나기까지 행적을 되짚어 보며 남편이 왜 죽어야만 했는지 원인을 찾아본다.
20년 전 남편을 여읜 주인공은 남편과 함께 살던 집을 팔려고 준비하면서 '만약 이 집을 사지 않았더라면'과 같이 수많은 만약의 상황을 가정하면서 남편의 허망한 죽음을 이해하려고 애쓴다.
만약 휴대전화를 두고 오지 않았다면, 만약 출판사와 약속 장소를 리옹에서 파리로 바꾸지 않았다면, 만약 남편의 목숨을 앗아간 일본산 오토바이가 프랑스에 수출되지 않았다면…
이렇게 남편의 사망으로 자신의 삶이 통째로 뒤바뀌기까지 있었던 모든 일들을 하나하나 따져보지만, 인생의 반려자이자 아이의 아빠를 잃은 이유를 끝내 찾지 못한다.
프랑스 시나리오 작가이자 1977년 공쿠르상을 받은 심사위원 디디에 드쿠앵은 이 작품에서 지로는 "운명이란 무엇인가에 관한 질문을 아주 단순하고도 진정성 있게 제기했다"고 평했다.
지로는 120년 역사를 자랑하는 공쿠르상을 수상한 13번째 여성 작가이지만 수상 후 "여자이기 때문에 상을 받은 게 아니라 수년 동안 문학에 힘써왔기 때문에 상을 받았다"는 소감을 밝혔다.
프랑스 소설가 에드몽 드 공쿠르의 유언에 따라 1903년 제정한 공쿠르상이 작가에게 주는 상금은 10유로(약 1만4천원)뿐이지만, 수상과 동시에 작가의 책은 베스트셀러로 등극해 명예와 부를 가져다주는 것이 보통이다.
공쿠르상은 노벨문학상, 영국 맨부커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불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