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 대상 싱가포르 국적자 '궉기성' 거명하며 정보 제공 요청
"북한에 몰래 석유 운송하는 데 관여"…美, 작년에 체포영장 발부
美, 대북제재 위반자 첫 국제적 현상수배…포상금 최대 71억원(종합)
미국 국무부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및 미국의 대(對)북한 제재를 위반한 싱가포르 국적자 궉기성(kwek kee seng)에 대해 최대 500만달러(약 71억3천500만원)의 보상금을 내걸고 국제사회를 대상으로 현상수배했다.

테러 정보 신고 포상 프로그램인 '정의에 대한 보상'(Reward for Justice) 제도를 운영하는 국무부가 대북 제재 관련해 특정 개인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경우 보상하겠다고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폴 휴스턴 국무부 외교안보국 부차관보는 3일(현지시간) 워싱턴 DC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하고 이 같은 방침을 밝혔다.

싱가포르 기반의 해운 대행사와 터미널 운영회사인 '스완시즈 포트 서비스(Swanseas Port Services)'의 이사인 궉기성은 미국 법과 제재, 국제 제재를 위반하고 북한에 몰래 석유를 이송하는 데 관여했다고 휴스턴 부차관보는 밝혔다.

궉기성은 또 자신이 소유한 유조선을 활용해 북한에 '선박 대(對) 선박' 운송도 지원했다.

그는 미국 은행을 통해 석윳값과 선박 관련 비용, 승무원 월급 등을 지급하기 위해 파나마 등에 있는 위장 회사를 사용했다.

이와 관련, 곤잘레스 수아레즈 국제 안보 부차관보는 브리핑에서 "안보리 제재는 북한으로 오가는 어떤 선박 대 선박 운송도 금지하고 있으며 북한이 수입할 수 있는 정제유의 규모도 매년 50만 배럴로 제한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북한은 이 제재가 시행된 2018년 이래 매년 이 한도를 지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곽기성은 미국과 유엔 제재를 회피하기 위한 광범위한 범죄에 연루돼 있다"면서 "특히 그의 해운사는 2019년에 150만 달러 어치의 석유를 북한에 운송하는 등 최소 한 번 이상 직접 북한에 석유를 운송했다"고 말했다.

미국 뉴욕 남부 연방법원은 2021년 4월 대북 제재 위반 및 자금세탁 등의 혐의로 궉기성에 대해 체포 영장을 발부했다.

재무부는 지난달 궉기성과 그 회사를 대북 제재 리스트에 추가했다.

미국 국무부는 1984년부터 '정의에 대한 보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테러 방지, 테러리스트 지도자 체포, 미국 안보에 대한 위협 해소 등에 관한 정보를 제공한 125명 이상에게 그동안 모두 2억5천만 달러(3천567억원)를 제공했다.

국무부는 이 제도를 통해 유엔 및 미국의 제재를 위반한 북한의 불법적인 금융 범죄 계획을 차단하는 데 도움을 준 2명에게도 각각 500만달러를 지급했다고 밝혔다.

휴스턴 부차관보는 "'정의를 위한 보상' 프로그램은 돈세탁, 사치품 수출, 북한의 사이버 활동, 대량살상무기(WMD) 확산 관련 활동 등을 지원하는 행위에 관련된 사람의 금융 메커니즘을 차단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할 경우 최대 500만 달러를 제공한다"면서 "이 제도 아래 특정 개인을 거명하는 것은 오늘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한편 수아레즈 부차관보는 "북한의 불법적 무기 프로그램에 대한 압박은 국제적인 비확산 체제를 수호하기 위해 필요하다"면서도 "우리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지지하며 미국은 북한에 대한 적대 정책을 갖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의 7차 핵실험 시 제재 조치를 묻는 말에는 "시행되기 전에 제재를 먼저 공개하지는 않는다"면서 "우리는 물론 다양한 가용 수단이 있으며 제재도 그중 하나다.

과거 그런 경우 제재가 내려졌기 때문에 다시 추가 제재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