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단시간 근로자' 180만명 역대 최대…공공일자리서 '폭증'
지난 9월 초단시간 근로자 숫자가 역대 최대 숫자를 기록했다. 특히 정규 근로자 숫자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초단시간 근로자는 1주간의 소정근로시간이 1시간~15시간 미만인 근로자를 의미한다. 이들에게는 근로기준법상 △퇴직금 △주휴일 △연차휴가에 관한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즉 1년 이상 계속 근로를 해도 퇴직금이 지급되지 않으며, 연차휴가도 쓸 수없다.

초단시간 근로자를 '양질의 일자리'로 볼 수 없는 이유다.

3일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통계청을 통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주당 근로시간이 1시간~14시간 사이인 '초단시간 근로자' 숫자가 179만5000명에 달해 거의 180만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역대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다.

5년 전인 2017년 9월 96만명이었던 점과 비교해 보면 2배 가까이 뛰었다.
'초단시간 근로자' 180만명 역대 최대…공공일자리서 '폭증'
자료=김영진 의원실


특히 예년의 경우 초단시간 일자리는 통상 8월에 증가하고 9월에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으나, 올해 9월은 8월을 넘어 10만명 이상 폭증하는 분위기다.

또 3일 알바연대가 통계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9월 단시간노동자(주 15~35시간) 수가 통상노동자(주 36~52시간 노동) 수를 뛰어넘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최근 10년 내 없었던 일이라는 게 알바연대 측의 설명이다.
자료=알바연대
자료=알바연대
통상노동이란 주40시간 전후의 노동을 말한다. 결국 정상적인 주40시간 일자리보다 단시간 노동이 더 보편적인 일자리로 자리잡았다는 지적이다.

알바연대 측은 "코로나19로 인해 알바노동시장이 줄어들었다가 다시 확대되는 과정에서 그 자리들을 초단시간 노동자들로 채우면서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는 해석을 내놨다.

하지만 이런 급증세는 '사회간접자본 및 기타서비스업' 분야와 '공공서비스업' 등이 주도한 것으로 나타나, 국가가 초래한 현상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김영진 의원실이 고용노동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공공일자리' 등이 배치된 '사회간접자본 및 기타서비스업' 분야의 초단시간 근로자는 9월 기준으로 165만3000명을 기록해 전년 동월 대비 23만2000명이나 늘었다.

또 공공서비스 및 기타 업종에서도 113만8000명을 기록했으며, 이는 지난해 동월 대비 15만6000명이나 증가한 수치다. 다른 분야와 비교하면 압도적인 증가세다.

김영진 의원은 "우리 사회 노동시장의 어떠한 변화가 초단시간 근로자의 증가를 야기하고 있는 것인지 고용노동부의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하며 "노동법 적용의 사각지대에 있는 근로자가 늘지 않도록 노동법 체계의 전반적인 점검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