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공사 중단 등 대응…수년간 조금씩 대기질 개선 평가도
印뉴델리 최악 대기오염 시즌 시작…기준 10∼20배 초미세먼지
심각한 스모그로 악명 높은 인도 수도 뉴델리가 올해도 겨울철 최악 대기오염 시즌에 돌입했다.

2일(현지시간) 인도 대기질 정보 사이트 에어베다 등에 따르면 뉴델리의 공기질 지수(미국 AQI 기준)는 지난달 말부터 200∼400대를 기록 중이다.

전날 뉴델리의 일부 지역에서는 이 수치가 최대 500대까지 치솟았다.

미국 AQI 단계는 ▲ 좋음(0∼50) ▲ 보통(51∼100) ▲ 민감한 사람의 건강에 해로움(101∼150) ▲ 건강에 해로움(151∼200) ▲ 매우 건강에 해로움(201∼300) ▲ 위험(301∼500)으로 나뉜다.

AQI는 나라별로 집계 기준이나 단계가 조금씩 다른데 인도 AQI 지수로도 최근 뉴델리의 수치는 200∼400대로 집계됐다.

초미세먼지(PM 2.5) 농도 기준으로도 최근 뉴델리의 상당수 지역이 200∼400㎍/㎥대를 기록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일평균 초미세먼지 농도의 안전 권고 기준은 15㎍/㎥ 이하다.

뉴델리의 초미세먼지 수치는 WHO 권고 기준보다 10∼20배가량 더 높은 셈이다.

뉴델리의 대기는 추수가 끝나는 10월 중하순부터 급격하게 나빠지기 시작한다.

뉴델리 인근 여러 주의 농부들이 11월 중순 시작되는 파종기까지 논밭의 잔여물을 마구 태우는 바람에 엄청난 재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기오염 저감 장치를 제대로 갖추지 않은 발전소와 노후 공장들이 매연을 뿜어내고 도심 빈민들이 난방과 취사를 위해 타이어 등 각종 폐자재를 태운 연기 등이 더해진다.

특히 뉴델리는 내륙 분지인데다 이때는 계절풍마저 강하게 불지 않기 때문에 상공의 오염물질은 좀처럼 흩어지지 않는다.

설상가상으로 이 시기에 열리는 디왈리 축제 시즌 때 주민들이 몰려나와 엄청난 양의 폭죽을 터뜨리면서 오염을 더욱 악화시킨다.

2019년에는 아르빈드 케지리왈 델리주 총리가 "델리가 가스실로 변했다"고 탄식하기도 했다.
印뉴델리 최악 대기오염 시즌 시작…기준 10∼20배 초미세먼지
다만 지난해와 올해는 몬순 우기가 길어지면서 10∼11월 대기질이 예년보다 상당히 나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디왈리 축제일인 2020년 11월 14일 밤의 경우 뉴델리 곳곳의 공기 질 지수가 올해보다 훨씬 높은 1천을 훌쩍 넘었고, 초미세먼지 농도가 무려 1천㎍/㎥를 넘나드는 곳도 속출했다.

이와 관련해 뉴델리 당국은 최근 10년 이상 된 경유차 사용 제한, 폭죽 사용 금지 등 강도 높은 오염 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지난달 말부터 대기 오염이 악화하자 공사 중단 등의 조치도 추가 도입했다.

케지리왈 주총리는 지난 9월 "시민과 정부가 노력한 결과 지난 겨울 뉴델리의 미세먼지(PM 10) 농도가 4년 전보다 18.6% 감소했다"며 "발전기 사용 감축과 전기차 정책, 대중교통 이용 장려 등이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