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옆사람 도우려 했다는데"…무너진 '코리안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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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희생자 안타까운 사연…공사장 일하던 말레이시아 청년도
핼러윈을 앞두고 지난달 29일 밤 이태원에서 발생한 압사 참사로 목숨을 잃은 155명 중에는 14개국 출신의 외국 국적자 26명이 포함돼 있다.
영국 BBC는 1일 홈페이지에 이번 참사 희생자들 중 일부의 실명과 사진을 실으면서 한국 국적자가 아닌 외국인들의 사례 여럿을 소개했다.
라우(21)씨는 작년 1월 말레이시아에서 서울로 이사했다.
그는 고향에 있는 가족들에게 돈을 보내기 위해 공사장에서 일했지만, 언젠가는 패션 디자이너가 되겠다는 꿈을 품고 있었다.
라우 씨는 참사 당일 밤 이태원 거리의 좁다란 골목에서 한국인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는 옆에 있는 여성을 구하려고 시도하고 있다고 하다가 이 여성의 손에서 온기가 사라졌다고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
한국인 친구가 라우 씨의 목소리를 들은 것은 이 때가 마지막이었다.
다음달 오전 이 친구는 소셜미디어에 공유된 라우 씨의 모습을 봤다.
창백하고 지친 표정이었다.
몇 시간 후 이 친구는 라우 씨가 숨졌다는 전화를 받았다.
사망자 중에는 호주 시드니에서 온 영화 프로듀서 그레이스 레이철(23)씨도 있었다.
다큐멘터리 제작자인 한 측근은 일간 더시드니모닝헤럴드에 "그레이스는 재미있고 다정하고 열정적인 사람이었고, 영화 만드는 일과 사람들을 웃기는 일을 무척 좋아했다"고 회고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태원 참사로 숨진 미국 국적자는 스티븐 블레시(20)와 앤 기스키(20) 등 2명이다.
두 사람 모두 교환학생으로 서울에서 공부하고 있었다.
조지아주 케네소 주립대에서 국제경영을 공부하던 블레시 씨는 올해 8월에 한국에 왔으며, 중간고사를 치른 후 친구들과 이태원에 갔다가 참변을 당했다.
그의 아버지는 "네가 나가서 돌아다니고 있는 거 알고 있다.
조심해라"라고 아들에게 문자를 보냈으며, 이태원 참사 발생 다음날까지 연락이 되지 않자 트위터로 아들의 행방을 수소문했다.
몇 시간 후 그는 아들의 사망 소식을 들었다고 트위터로 알려야 했다.
켄터키대 간호대 3학년생이던 기스키 씨는 대학에서 한국어와 한국문화 클럽 회원이었다.
그는 한국에 교환학생으로 와서 본 풍경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며 고향의 가족과 친구들에게 근황을 알리고 있었다.
얼마 전에는 한국에서 맞은 20세 생일을 인스타그램으로 자축하기도 했다.
기스키 씨의 사망에 그의 아버지는 "모든 이들에게 사랑받은 밝은 빛이었다"고 딸의 삶을 추억했다.
이번 참사에서 숨진 일본 국적자는 교환학생 2명으로, 사이타마현 출신인 고즈치 안(18)양과 홋카이도 출신인 도미카와 메이(26)씨다.
일본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고즈치 양의 할아버지는 최근에 통화했을 때 손녀가 "열심히 하고 있어. 초밥이 먹고 싶어"라고 말했다고 전하면서 "8월에 '힘내라'고 말하면서 한국에 보냈는데 설마 이렇게 되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며 비통한 심경을 털어놨다.
숨진 도미카와 씨의 아버지는 이태원 사고가 난 밤에 딸에게 전화했으나 통화를 하지 못했고, 사고 다음날인 지난달 30일 딸의 죽음을 통보받았다.
딸의 전화기는 사고 현장을 수습한 경찰관 중 한 명이 보관하고 있었다.
카자흐스탄 출신인 마디나 셰르니야조바(26)는 서울 시내의 한 대학에서 석사과정 대학원생으로 재학 중이었다.
카자흐스탄 언론매체들은 사고가 나기 직전에 그가 친구들과 함께 축제를 즐기고 있다며 가족에게 영상을 보내 줬다고 전했다.
이태원 참사의 외국인 사망자는 26명을 국적별로 보면 이란 5명, 중국 4명, 러시아 4명, 미국 2명, 일본 2명, 프랑스·호주·노르웨이·오스트리아·베트남·태국·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스리랑카 각 1명이다.
/연합뉴스
핼러윈을 앞두고 지난달 29일 밤 이태원에서 발생한 압사 참사로 목숨을 잃은 155명 중에는 14개국 출신의 외국 국적자 26명이 포함돼 있다.
영국 BBC는 1일 홈페이지에 이번 참사 희생자들 중 일부의 실명과 사진을 실으면서 한국 국적자가 아닌 외국인들의 사례 여럿을 소개했다.
라우(21)씨는 작년 1월 말레이시아에서 서울로 이사했다.
그는 고향에 있는 가족들에게 돈을 보내기 위해 공사장에서 일했지만, 언젠가는 패션 디자이너가 되겠다는 꿈을 품고 있었다.
라우 씨는 참사 당일 밤 이태원 거리의 좁다란 골목에서 한국인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는 옆에 있는 여성을 구하려고 시도하고 있다고 하다가 이 여성의 손에서 온기가 사라졌다고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
한국인 친구가 라우 씨의 목소리를 들은 것은 이 때가 마지막이었다.
다음달 오전 이 친구는 소셜미디어에 공유된 라우 씨의 모습을 봤다.
창백하고 지친 표정이었다.
몇 시간 후 이 친구는 라우 씨가 숨졌다는 전화를 받았다.
사망자 중에는 호주 시드니에서 온 영화 프로듀서 그레이스 레이철(23)씨도 있었다.
다큐멘터리 제작자인 한 측근은 일간 더시드니모닝헤럴드에 "그레이스는 재미있고 다정하고 열정적인 사람이었고, 영화 만드는 일과 사람들을 웃기는 일을 무척 좋아했다"고 회고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태원 참사로 숨진 미국 국적자는 스티븐 블레시(20)와 앤 기스키(20) 등 2명이다.
두 사람 모두 교환학생으로 서울에서 공부하고 있었다.
조지아주 케네소 주립대에서 국제경영을 공부하던 블레시 씨는 올해 8월에 한국에 왔으며, 중간고사를 치른 후 친구들과 이태원에 갔다가 참변을 당했다.
그의 아버지는 "네가 나가서 돌아다니고 있는 거 알고 있다.
조심해라"라고 아들에게 문자를 보냈으며, 이태원 참사 발생 다음날까지 연락이 되지 않자 트위터로 아들의 행방을 수소문했다.
몇 시간 후 그는 아들의 사망 소식을 들었다고 트위터로 알려야 했다.
켄터키대 간호대 3학년생이던 기스키 씨는 대학에서 한국어와 한국문화 클럽 회원이었다.
그는 한국에 교환학생으로 와서 본 풍경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며 고향의 가족과 친구들에게 근황을 알리고 있었다.
얼마 전에는 한국에서 맞은 20세 생일을 인스타그램으로 자축하기도 했다.
기스키 씨의 사망에 그의 아버지는 "모든 이들에게 사랑받은 밝은 빛이었다"고 딸의 삶을 추억했다.
이번 참사에서 숨진 일본 국적자는 교환학생 2명으로, 사이타마현 출신인 고즈치 안(18)양과 홋카이도 출신인 도미카와 메이(26)씨다.
일본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고즈치 양의 할아버지는 최근에 통화했을 때 손녀가 "열심히 하고 있어. 초밥이 먹고 싶어"라고 말했다고 전하면서 "8월에 '힘내라'고 말하면서 한국에 보냈는데 설마 이렇게 되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며 비통한 심경을 털어놨다.
숨진 도미카와 씨의 아버지는 이태원 사고가 난 밤에 딸에게 전화했으나 통화를 하지 못했고, 사고 다음날인 지난달 30일 딸의 죽음을 통보받았다.
딸의 전화기는 사고 현장을 수습한 경찰관 중 한 명이 보관하고 있었다.
카자흐스탄 출신인 마디나 셰르니야조바(26)는 서울 시내의 한 대학에서 석사과정 대학원생으로 재학 중이었다.
카자흐스탄 언론매체들은 사고가 나기 직전에 그가 친구들과 함께 축제를 즐기고 있다며 가족에게 영상을 보내 줬다고 전했다.
이태원 참사의 외국인 사망자는 26명을 국적별로 보면 이란 5명, 중국 4명, 러시아 4명, 미국 2명, 일본 2명, 프랑스·호주·노르웨이·오스트리아·베트남·태국·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스리랑카 각 1명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