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의 최대 생산기지인 중국 폭스콘 공장에서 ‘제로 코로나’ 통제에 반발한 근로자들이 대규모로 이탈하고 있다. 이에 따라 11월 아이폰 출하량이 최대 30%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 기업들의 경기 전망은 다시 하강 국면을 나타냈다.

로이터통신은 30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폭스콘의 허난성 정저우공장에서 생산직 직원들이 대거 빠져나가면서 생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때문에 폭스콘은 선전공장에서 증산을 추진하고 있다. 폭스콘은 애플의 최대 하청업체이며, 정저우공장은 아이폰의 주력 생산기지다. 아이폰14 등 출하량 감소로 애플의 주가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저우공장은 최대 30만 명이 근무하는 대형 생산설비다. 중국에서 수시로 벌어지는 봉쇄에 대비해 그동안 근로자들을 공장 부지 내에서 숙식하도록 하는 ‘폐쇄 루프’ 식으로 운영해왔다. 하지만 최근 공장 내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급증하면서 출입 통제가 강화되고 식료품 공급까지 차질을 빚자 노동자들의 탈출이 급증했다. 중국 소셜미디어에는 공장 담을 넘거나 10시간씩 걸어서 고향으로 돌아가는 장면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한편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10월 공식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2로 9월의 50.1에서 하락했다. 서비스업과 건설업의 기업 심리를 측정하는 비제조업 PMI는 9월 50.6에서 10월 48.7로 큰 폭으로 떨어졌다. 두 지표 모두 50 아래로 떨어져 경기 위축 국면임을 나타냈다.

제로 코로나 정책은 홍콩 경제에도 영향을 미쳤다. 홍콩 정부는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4.5%를 기록하며 세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다고 31일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0.8%를 크게 밑돈 결과로 -9%를 기록했던 2020년 2분기 후 최악의 지표다. 홍콩 정부 대변인은 성장률 부진의 배경으로 제로 코로나로 촉발된 외부 환경 악화와 수요 둔화를 꼽았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