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정당방위·과실' 주장 기각…징역 1년·6개월 실형 선고
"기타 소리 시끄러워" 이웃 간 주먹 날리고 기물 파손한 50대들
기타 소리가 시끄럽다며 항의하는 옆방 주민을 때린 50대와 폭행당한 것에 화가나 자신의 방 기물을 고의로 때려 부순 50대가 나란히 사회로부터 격리됐다.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1단독 공민아 판사는 폭행·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A(52)씨에게 징역 1년을, 재물손괴·퇴거불응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B(53)씨에게 징역 6개월을 각각 선고했다고 31일 밝혔다.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던 B씨는 실형 선고와 함께 법정 구속됐다.

A씨와 B씨는 C(66·여)씨가 소유·관리하는 원주시의 한 원룸 건물 3층 옆 호실에서 거주하는 세입자들이다.

A씨는 지난해 5월 14일 오전 2시께 '기타 연주가 시끄럽다'며 항의하는 B씨와 시비 중 B씨의 멱살을 잡고 얼굴을 여러 차례 때려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씨는 A씨로부터 폭행당한 것에 화가 나 자신의 방 안에서 행거 봉을 휘둘러 C씨 소유의 원룸 유리창 7개를 깨고, 손으로 화장실 문과 환풍구를 부수거나 가스레인지와 TV 등을 집어 던져 재물을 망가뜨린 혐의로 법정에 섰다.

"기타 소리 시끄러워" 이웃 간 주먹 날리고 기물 파손한 50대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자신의 행위가 정당방위라고 주장했고, B씨는 A씨의 폭행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과실로 파손된 것이지 고의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공 판사는 "B씨를 바닥에 눕혀 제압한 후 때린 A씨의 행위는 정당방위라고 볼 수 없다"며 "B씨가 방안에 물건들과 유리창을 자신이 파손했다는 취지로 출동 경찰관에게 진술한 점 등으로 볼 때 B씨 행위도 유죄로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이에 더해 A씨는 지난해 7월 1일 오후 자신의 이륜차 연료통에 수건을 넣은 뒤 라이터로 불을 붙이는 방법으로 불태우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을 폭행하는가 하면 교도소 수감 중 60대 동료 수형자를 폭행한 혐의도 공소장에 추가됐다.

B씨 역시 지난해 7월 6일 원주시의 한 유흥주점에서 경찰관의 퇴거 요청에 불응하고, 절도 혐의로 기소된 사건과 관련해 아이스크림 매장 업주가 합의금을 깎아주지 않자 매장에 진열된 상품을 바닥에 떨어뜨려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공 판사는 양형 이유에 대해 "A씨는 폭력 성향이 강하고 준법 의식이 미약해 재범의 위험성이 크고, B씨는 특수재물손괴 등으로 인한 누범기간 중임에도 자숙하지 않고 범행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