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가 프로젝트
'동쪽 지역 데이터
서쪽에서 처리한다'
年 70조~100조원 투입
동서부 지역격차 해소
데이터센터 등 구축
수쥐강·바오신 등
IDC 기업 수혜볼 듯
즈광·낭조전자정보
클라우드 업체도 유망中
시진핑의 야심작 ‘동수서산’
동수서산은 동쪽의 데이터를 서쪽으로 가져와 처리하겠다는 의미다. 경제 발전 수준이 높은 동쪽 도시에서 발생한 데이터를 서쪽 지역에 보내 처리할 수 있도록 디지털 인프라를 갖추는 사업이다.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막대한 전력은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하겠다는 계획이다. 징진지(베이징·톈진·허베이성), 웨강아오(광둥·홍콩·마카오), 창장 삼각주, 청위, 네이멍구, 구이저우, 간쑤, 닝샤 등 8개 지역에 데이터 센터 및 각종 관련 인프라가 건립될 예정이다.중국 정부는 동서부 지역 격차 해소, 공동부유(다 같이 잘 살기) 실현, 중국 경제의 신산업 구조로의 전환 등을 동수서산의 목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 과정에서 미·중 갈등에 맞설 디지털 인프라의 국산화 역시 시도할 것이란 관측이다.
새로 출범한 시진핑 체제가 장기집권의 정당성 확보 등을 이유로 전국적 경기부양 프로젝트인 동수서산을 1순위로 챙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박수현 KB증권 연구원은 “동수서산은 시 주석으로서는 반드시 성공시켜야 하는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해외 증권사들은 매년 4000억~5000억위안(약 70조~100조원)의 투자 자금이 동수서산에 투입될 것으로 전망했다. 시진핑 주석의 의지에 따라 재정 투입이 늘어날 것이란 예상도 있다.
중국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동수서산이 몇 안 되는 투자 기회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증권가는 대규모 데이터 센터의 벨류체인을 구성하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데이터센터에 에너지를 공급할 신재생에너지가 투자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박수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중국 증시 급락 상황에서도 동수서산과 디지털 신인프라 테마에 대한 정책 수혜 기대는 지속되고 있다”며 “글로벌 산업 내 중국의 밸류체인이 공고하게 자리 잡은 태양광, 풍력 등 녹색발전 분야도 반등 여력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데이터센터·신재생에너지 관련주 ‘주목’
데이터센터는 광케이블·광모듈·네트워크 장비 등 하드웨어와 클라우드·5G·빅데이터·인공지능(AI) 등의 소프트웨어로 구성된다. 각 분야의 선두 기업들이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바오신소프트웨어(종목코드 600845), 수쥐강(603881), 커화헝성(002335), 룬젠구펀(002929) 등 데이터센터 하드웨어의 전반적인 구축을 담당하는 인터넷 데이터 센터(IDC) 기업들이 우선적인 수혜주로 꼽힌다. 바오신소프트웨어와 수쥐강 등은 ‘시진핑 리스크’가 부각된 지난 1개월 사이 주가가 10% 가까이 오르는 등 중국 전체 증시와 별개로 역주행하고 있다. 동수서산과 관련한 시장 기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데이터 전송 과정에서 발생되는 열을 처리하기 위한 LDC 냉각장치 관련 기업인 자리투(603912) 주가도 지난 1개월 사이 15% 올랐다.
데이터를 전송할 광모듈 관련 업체인 중지쉬촹(300308), 신이성(300502), 광쉰커지(002281) 등도 상승세다. 중지쉬촹과 광쉰커지는 1개월 사이 8% 상승했고, 신이성은 14% 올랐다. 중국 정부의 데이터센터 하드웨어 투자가 시장 예상 이상으로 크게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만큼 중장기적인 우상향이 기대된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데이터센터 관련 소프트웨어 분야도 마찬가지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전망 역시 긍정적이다. 클라우드 서버 분야에서는 즈광(000938), 낭조전자정보산업(000977), 중싱통신(000063) 등이 수혜주로 꼽힌다. 차이나모바일(600941), 차이나텔레콤(601728) 등의 통신사 역시 관련 수혜주다. 모두 중국 증시가 급락하는 와중에도 상승했거나 증시 대비 시장 성과를 웃돌았던 종목이다.
‘외풍’과 관계없이 구조적인 성장을 이어온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는 동수서산 프로젝트로 한발짝 ‘퀀텀점프’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태양광 분야의 융기실리콘자재(601012), 통위(600438) 등과 풍력 분야의 금풍과기(002202) 등이 투자 유망 종목으로 꼽힌다. 개별 종목이 아닌 중국 신재생에너지 종목으로 구성된 상장지수펀드(ETF)도 있다. 해외에는 ‘글로벌X 차이나클린에너지’가, 국내에는 ‘SOL 차이나태양광CSI’와 ‘TIGER 차이나클린에너지SOLACTIVE’가 상장돼 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