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소식통, NPR 초기 평가…'핵쓰면 종말' 대북경고 SCM서 구체화 예상
"美 핵태세정책 유지, 韓등 요청 수용…확장억제 부정영향 없어"
미국이 27일(현지시간) 발표한 핵태세검토보고서(NPR)에 '단일 목적 핵사용 정책'이 최종적으로 채택되지 않고 기존 정책을 유지한 것은 한국을 포함한 동맹국의 강력한 요청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단일 목적 정책'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당시 공약인 적대 국가의 핵 공격 억지나 반격을 위해서만 핵을 사용한다는 내용이다.

정부 소식통은 30일 "미국이 NPR에서 '핵 선제공격 배제'(No First Use)나 '단일 목적(Sole Purpose)' 정책을 도입하지 않은 것은 동맹국의 요청을 받아들인 것"이라며 "우리 정부도 다른 동맹국과 마찬가지로 그렇게 요청했다"고 전했다.

미국 국방부가 공개한 NPR에 따르면 미 정부는 핵 선제공격 배제와 단일 목적 정책을 실제로 검토했으나 결국 그렇게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미국 본토와 동맹국을 상대로 핵이 아닌 전략적 위협 시에도 핵 사용 가능성을 계속 열어 놓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문가들은 '계산된 모호성' 원칙 아래 '극단적 상황'에서 핵을 쓸 수 있다는 기존 핵 태세 정책이 유지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선제공격 배제는 적국이 핵으로 먼저 공격하지 않는다면 핵 사용을 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가장 수세적인 핵 태세다.

단일 목적은 핵무기는 핵을 억제하는 용도로만 쓴다는 정책이다.

이와 달리 계산된 모호성 정책에 의하면 핵무기가 아닌 공격에도 핵으로 보복할 수 있고, 선제공격 가능성도 열려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 정부 등 민주당 정부는 전통적으로 비확산주의와 이상주의 성향이 상대적으로 강해 2022년 NPR에 단일 목적 정책이 도입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 때문에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동맹국과 유럽 동맹국 등 확장억제 수혜국은 이에 우려하며 기존 정책 유지를 요청했고, 미국이 이를 수용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미국은 '단일 목적 정책 결의를 지향한다는 목표'를 NPR에 명기해 동맹국에 우려 여지를 남겼다.

해상발사핵순항미사일(SLCM-N) 프로젝트 중단이나 1Mt 위력의 B83-1 중력핵폭탄 퇴역 결정은 비(非)확산 지향을 드러내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을 포함한 비핵 동맹국들은 바이든 정부의 NPR에 안도·환영하는 분위기라고 외신은 보도했다.

무엇보다 우려했던 단일 목적 정책이 채택되지 않고 기존 태세가 유지됐기 때문이다.

일부 전략 핵무기 폐기나 개발 중단 결정은 미국이 한국에 제공하는 확장억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정부 소식통은 "새 NPR, 국방전략서(NDS), 미사일방어검토보고서(MDR)에 관해 심층적인 분석이 진행 중이라 아직 그 영향을 평가하기는 이르다"면서도 "초기 분석으로는 확장억제에 부정적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특히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한다면 '정권 종말'로 귀결할 것이라는 강력한 경고가 담긴 것은 주목할 부분이다.

이런 강력한 경고는 앞서 9월 한미 고위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에서 북한의 핵 사용에 대한 한미의 '압도적이고 결정적인 대응' 방침과 결합해 다음 달 3일 미국에서 열리는 양국 국방부장관의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 더욱 구체적으로 드러나 강력한 대북 메시지를 발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