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7대 빅테크(대형 기술기업)의 시가총액이 1년 만에 4600조원 넘게 증발했다. 페이스북 운영사인 메타는 뉴욕증시 시가총액 순위에서 20위권 밖으로 밀렸다.

27일(현지시간) CNBC 등에 따르면 이날 종가 기준으로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구글), 아마존, 테슬라, 메타, 넷플릭스 등 7개 주요 기술주의 합산 시가총액은 7조4601억달러(약 1경600조원)를 기록했다.
1년 전 합계(10조7357억달러) 대비 30%인 3조2756억달러(약 4653조원) 줄었다. 지난해 한국 명목 국내총생산(GDP·2072조원)의 두 배가 넘는 금액이 1년 새 빠져나갔다.

시가총액 감소 폭이 가장 큰 업체는 구글, 유튜브 등을 운영하는 알파벳이었다. 알파벳의 시가총액은 이 기간 1조9424억달러에서 1조2054억달러로 7370억달러(약 1047조원) 감소했다. 이어 △마이크로소프트(7352억달러) △메타(6053억달러) △아마존(5901억달러) △테슬라(3315억달러) △넷플릭스(1615억달러) 순으로 감소 폭이 컸다. 뉴욕증시에서 시가총액이 가장 큰 애플은 1150억달러(약 163조원) 줄어 감소 폭이 가장 작았다.

지난 3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2% 급감한 메타는 1년 새 시가총액이 70% 줄어 감소율이 가장 높았다. 한때 1조달러가 넘었던 시가총액이 2632억달러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시가총액 규모 순위도 뉴욕증시에서 20위권 밖인 21위로 밀려났다. 27일 삼성전자 시가총액(약 2500억달러)과 엇비슷한 수준이다. 이날 메타 주가는 전일 대비 24.6% 하락한 97.94달러를 기록했다.

기술주 강세장을 이끌던 ‘FAANG(페이스북·아마존·애플·넷플릭스·구글)’ 시대가 저물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FAANG에 테슬라와 마이크로소프트를 더하면 주요 7개 기술주가 된다. CNBC는 “고금리 환경에선 금융주가 시장을 이끌 새로운 리더로서 기술주를 추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