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 공포가 다소 잦아들면서 27일(현지시간) 국제 유가가 상승 마감했다.

이날 브렌트유 선물(12월물)은 전 장보다 1.3%(1.27달러) 오른 배럴당 96.96달러에 마감했다.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12월물)도 전 장보다 1.3%(1.17달러) 상승한 배럴당 89.0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한달 동안 국제 유가 동향>
자료: 오일프라이스닷컴
<최근 한달 동안 국제 유가 동향> 자료: 오일프라이스닷컴
이날 공개된 미국 3분기 경제성장률이 3분기 만에 플러스(+)로 전환하면서 경기 침체 우려가 다소 완화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 경기 침체 국면에서는 경제활동이 둔화하면서 원유 수요도 감소한다. 이날 미국 상무부는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속보치가 2.6%(연율 기준)라고 발표했다. 앞서 1분기, 2분기 미국 GDP 증감율은 각각 -1.6%, -0.6%로 두 분기 연속 역성장했디.

지난주 미국의 원유 및 석유제품 수출 규모가 하루 평균 1140만배럴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를 기록한 점도 국제 유가 상승에 기여했다. 그만큼 세계 원유 수요가 상당하다는 징후로 여겨져서다.

각국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 인상의 속도 조절에 나설 수도 있다는 기대도 영향을 미쳤다. 이날 유럽중앙은행(ECB)은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했다. 이번 결정으로 유로존 기준금리는 연 2.0%, 수신금리와 한계 대출금리는 각각 1.5%, 2.25%로 상승했다. 앞서 26일에는 선진국 중앙은행 중 가장 매파(통화 긴축 선호) 행보를 보여온 캐나다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데 그쳤다. 시장에서는 캐나다 중앙은행이 이번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예상해 왔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다음달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고 12월에는 0.5%포인트 인상으로 ‘속도 조절’을 할 것이라는 기대도 힘을 얻고 있다.

단 중국 경제와 달러 가치 추세는 여전히 변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이 확정된 가운데 시 주석에게 충성하는 인물들로만 채워진 공산당 차기 최고 지도부 명단을 놓고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엄격한 제로 코로나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 한편 경제 정책도 친시장적이 되기 기대하기 어려워져서다. 미국 달러 가치가 최근 하락하긴 했지만 ‘킹달러’의 종말이 아닐 수 있다는 전망도 여전하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