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산업·농림산업·건설교통산업·문화산업부로…산업 증진·수출 촉진 다같이 뛰자" 윤석열 대통령은 27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관계부처 장관, 수석비서관급 참모진 20여명이 모인 가운데 11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열었다.
윤 대통령은 80분간 생중계된 회의를 통해 부동산, 반도체, 일자리, 원전, 방산 등 경제 전반을 망라하는 중장기 성장전략을 제시했다.
특히 '전 부처의 산업부화(化)'를 통한 수출 매진과 경제활력 제고를 촉구하고 나섰다.
윤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실 2층 자유홀에서 주재한 회의에서 (정부 역할은) 민간이 더 잘 뛸 수 있도록 더 좋은 유니폼과 더 좋은 운동화를 공급하는 것"이라며 민간 중심의 경제정책 기조를 재확인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한국 경제가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의 삼중고와 경기 둔화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과 관련, 위기를 기회로 만들 때라는 점을 강조했다.
회의 전후로 1970년대 오일쇼크 및 1997년 외환위기를 극복한 경험을 언급하며 "위기 속에서 기회를 포착하려면 우리 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수출 증대로 연결하는 방안을 정부가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김은혜 홍보수석이 서면브리핑에서 전했다.
'경제활성화 추진전략 및 점검회의'를 주제로 내건 회의는 ▲ 주력산업 수출전략 ▲ 해외건설·인프라 수주 ▲ 중소기업·벤처 지원 ▲ 관광·콘텐츠 ▲ 디지털·헬스케어 등 5개 분야로 나눠 진행됐다.
부처별 보고를 토대로 윤 대통령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각자 의견을 개진하는 형식이었다.
국방부 장관과 국가안보실장도 회의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참석한 12개 부처를 비롯해 전체 부처가 산업부라는 자세로 임해달라며 부처간 협업을 강조했다.
마무리 발언에서 "국방부는 방위산업부로, 농림축산식품부는 농림산업부로, 건설교통부는 건설교통산업부로, 문화부 역시도 문화산업부로"라며 "모든 부처가 산업 증진과 수출 촉진을 위해 다 같이 뛴다는 자세로 일해달라"고 당부했다.
원전·방산 전략과 관련해서도 "폴란드, 체코, 중동 국가들에서 원전과 방산이 한 세트로 가면서 우리가 원전을 수출하면 원전 관리까지 기대하고 있다"며 산자부·국방부를 중심으로 관계 부처들이 협력해 더 정밀한 수출 전략을 강구하라고 주문했다.
이 과정에서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국방과 산업이 결합한 국방부를 (이름을) 조만간 국방산업부로 바꿔야 하는 거 아니냐"고 말하자, 윤 대통령은 "이렇게 모든 부처가 국가전략 산업을 지원·촉진한다고 하는 부서라는 생각을 가지고 우리가 일해야 하지 않겠냐"며 화답했다.
윤 대통령은 또 2차전지 생산과 직결되는 핵심광물 확보와 관련해선 "중요한 것은 시기 아니겠느냐"며 "(핵심광물을) 적시에 공급하기 위해서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다양한 종합적 대책이 필요하다"며 주문했다.
또 "세액 공제나 세제 지원을 안 해 주면 투자가 일어나지 않는다"며 투자 활성화를 위한 세제 지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교육 과정과 관련해선 '획기적인 디지털 전환'을 주문하며 "어린 나이부터 디지털 리터러시 알고리즘 교육을 체계적으로 시켜서 많은 선수를 배양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비상경제민생회의는 민생 현장을 찾아 어려움을 듣고 고물가 대응 등 경제정책을 직접 챙기겠다는 윤 대통령의 구상에 따라 지난 7월 첫 회의를 열었다.
지금까지 서민금융, 주거안정, 소상공인 지원, 바이오헬스 등 다양한 이슈를 다뤄왔다.
대통령실은 이날 회의가 그동안 비공개회의 방식과 그대로 진행됐음을 강조했다.
이날 회의는 "민간이 위축되지 않고 기업이 왕성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경제활성화 비전을 있는 그대로 제시해야 할 때가 됐다고 본다"는 윤 대통령의 평소 소신에 따라 생중계로 진행됐다고 김 수석은 전했다.
/연합뉴스